"어이, 무슨 소리냐 (-)!!" -히지카타
"말 그대로 입니다-"
무전기너머로 쩌렁쩌렁 울려대던 그의 목소리가
점점 이쪽으로 가까워져왔다.
정말 몇 분도 안되서 히지카타는 급히 뛰어온건지
숨을 헐떡이며 내 앞에 섰다.
"소고가 뭐가 어쩌고 저째?!" -히지카타
"고막 터지겠어.... 나도 충분히 놀랐다고."
히지카타가 소리치자 내 손을 꽉 쥐어오는 한 아이.
이 아이, 어디로보나 소고다. 분명히 소고야.
어렸을 때 봤던 모습 그대로다.
심지어 정신도 그 때인 걸 봐선 아예 과거에서 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지만.... 랄까 이런 일이 일어난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기는 하다만은.
".............." -소고
".....뭘 째려보는거냐, 꼬맹아." -히지카타
"그만그만. 애한테 왜 시비야, 어른답지 못하게."
나는 소고를 몇 번이고 안아들었지만, 소고는 몇 번이고 내려왔다.
어려도 남자는 남자라 이건가. 자존심인거냐.
"원인은 아까 그 벌레인가....? 아니면....."
"벌레? 그건 또 무슨 소리냐." -히지카타
"말 그대로야. 이상하게 생긴 무당벌레를 어쩌다가
소고가 잡았는데 저렇게 됬다 이거지."
"아니 그러니까 그게 뭔 상관이....." -히지카타
그 때,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근데 이거 프리큐어 착신음.....?
게다가 히지카타 주머니에서 난다.....?
"흠흠.... 누가 장난으로 바꿔놓은 모양이군." -히지카타
혹시 긴토키가 예전에 말한 톳시인지 뭔지 하는거랑 관련인가?
대충 들어서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잠시 뒤, 전화를 받은 히지카타의 표정이 조금 당황스러움으로 바뀌었다.
그러다가 나를 스윽 보더니 내게 휴대폰을 건넸다.
"응? 왜?"
"너 바꿔달라신다." -히지카타
히지카타의 표정이 상당히 짜증나보인다.
전화 상대에 대해 짜증이 나는 것 같은데.
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네가 아까 뛰어갔던 여자가 맞느냐?" -하타
나는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표정이 싸악 굳었다.
그도 그럴것이 아무리 맹탕해보여도 왕자인데.
그 앞에서 난데없이 끼어들어 뛰어간 나니까.
그것 때문에 이러는건가?
"예....예. 아까는 정말 죄송....."
"사과할 필요없느니라. 짐은 관대하니까." -하타
관대하면 전화나하지 말라고.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다시 삼켰다.
"것보다, 짐의 애완동물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것이다." -하타
"저.... 혹시 무당벌레......"
이내 전화기 너머로 맞다는 한마디가 들려왔다.
그 벌레, 수명이 얼마안남아서 팔려고 했는데
그게 죽을 때 워프홀 비슷한걸 여는 경우가 있는
희귀한 벌레라고 했다.
그걸 자연적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잡아 죽여서 이렇게....
어차피 곧 죽을거라 상관없었으니 괜찮다는 말에
더욱 열이 받았다.
"후우..... 왕자만 아니어도.... 아니 왕자여도 확 그냥....."
"진정해라, (-). 나도 참는 중이다." -히지카타
"내일이면 돌아올거라지만.... 소고, 괜찮으려나?"
"그 녀석이야 뭐, 알아서 하겠지. 어린애도 아니고." -히지카타
"그거야 그렇지만........"
나는 내 손을 잡고있는 어린 소고를 스윽 보았다.
여기가 어딘지 모르는데도 당황하지 않는다.
역시 너는 소고가 확실하구나.
"아무튼, 이대로 돌아다니게 둘 수도 없는 노릇이군." -히지카타
신센구미에서 데리고 있을 수도 없다.
요즘 바쁘기도 하고, 애보는데 익숙할 사람이 있을까나....
랄까 어릴때 소고는 완전 애는 아니었지만.
역시 그럴 수 밖에 없나.
"저.... 그럼 내가 데리고 있을게."
"네가?" -히지카타
히지카타가 내게 되물음과 동시에 소고도 나를 올려다보았다.
히지카타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부탁하도록 하지. 저녁까진 둔영으로 돌아와." -히지카타
"네, 네, 알겠습니다요- "
히지카타는 자신을 째려보는 소고의 머리를 푹 눌러선
헝끌어뜨리고는 한마디를 내던지듯 툭 뱉었다.
"(-) 말 잘 들어라, 빌어먹을 꼬맹아." -히지카타
으르렁대는 소고를 뒤로하고서 대원들과 돌아가는 그다.
그렇게 신센구미가 철수한뒤 나는 소고를 데리고
골목에서 큰길로 나왔다.
"(-) 누님?" -소고
아까 히지카타의 말을 듣고나서 소고가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라고 설명해야하려나. 하도 복잡해서.....
나는 고민하다가 그냥 웃으며 소고에게 대답했다.
"응, 그래. 조금 컸지만."
소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눈이었다.
어쩌겠어 나도 이해못하겠는데.
나는 우선 해결사에 알려야겠다 싶.... 아니지.
안경군한테만 말하자. 어린 소고를 괴롭힐 것 같아 나머지 둘은.
"자, 조금 당황스럽겠지만 놀러갈까?"
"......조금이 아니라 많이 당황스러운데." -소고
"아무렴 어때. 싫어?"
"그건 아니지만......" -소고
그럼 가는거지, 뭐!
.......이 녀석이 언제 이렇게 작았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