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 자식이 네 옆에.......」 -신스케
신스케는 그 말을 한 후에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주사라고 해야하는 걸까. 아니면 그간의 속풀이 인걸까.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으며, 중간중간 횡설수설하긴 하지만
그는 그간 있었던 일을 드문드문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너의 귀에 들리는 것은,
신스케의 이빨이 으득 하고 간간히 갈리는 소리.
으득하는 소리가 가을 밤바람보다 섬뜩해서
옅은 달빛이 깔린 어둠을 갈라놓는다.
말았어야, 했다.
"하......!" -신스케
너를. 너를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
그 말이 몇 번씩이고 그녀의 귓가에 맴돌았다.
차라리 그곳에서 모든 것을 끝냈어야 했다.
다시 재회했을 때, 둘 중하나는 멈춰야만 했어.
"......그렇게 그 녀석들이 좋은거냐....?" -신스케
"그게 무슨 소리야, 알아듣게 말해.
아니지.... 우선 가자. 응? 바래다줄게."
지키려고 하는 것에게 살해당하는 것은,
무게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쯤은 그도 알고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그녀는 그렇게 까지 하는걸까.
차라리 죽여버렸여야 했다.
그 때 모든 것을 끝냈어야 했다.
둘 중 하나는, 귀신과 그림자 중
둘 중 하나는 완전히 사라져야했다.
사라지지 않은쪽은, 괴로움만 남을 뿐이야.
그걸 알기에 귀신은 성불하지 않고
다시 전장에 남아 손에 피를 묻히고,
검은 그림자를 더이상 물들지 않도록
놓아준 것이었는데.
그런데 이렇게 되면 아무런 소용이 없잖아.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몇 번이고
젠장이라는 말만 읊조렸다.
그렇게 그런 그의 생각은 전혀 모른채 있는 그녀의 귓가에,
잠들어버린 줄로만 알았던 그에게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않았....어......" -신스케
그 말 한마디에, 그녀의 눈동자는 다시금 그를 향했다.
"내가 지키는 건..... 변하지...않았단 말이다....." -신스케
술과 잠에 취해 절반시체가 된 그.
그런데도 그런 말을 지껄인다.
화가났다. 변하길 바랬기에, 나는 너를 놓아준 것인데.
그 지키는 것이 변하지 않았다는 말의 의미.그녀는 그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해결사? 막부의 개들? 양이지사? 하루사메?
대체 무엇을 지키기 위해 그는 여기있을까.
모든 것이 복잡하기만 하다. 적어도, 너에게 나는......
"......(-)." -신스케
"그래, 신스케. 나 여기있어."
신스케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죽지말아라......" -신스케
그 한마디에 그녀는 씨익 웃어보였다.
"꿈이라도 꾼거야? 걱정마. 그러니, 돌아가자."
그녀는 그렇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서,
그저 신스케를 부축하며 걸을 뿐이었다.
그렇게 그는 혼자서 조용히 읊조린다.
"널 위해서라면, 몇 번이고 지옥에서 기어나와 귀신으로서라도
네 곁을 지킬테니까......" -신스케
하늘에 뜬 달, 성불하지 못하고 떠도는 귀신.
귀신에게 없었던 단 하나가, 지금 곁에 있다.
검지만 빛나는, 조금 신기한 그림자-
.....지금 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