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들이 어서 가보라고 하길래 귀병대에 오자마자
최고속도로 신스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런데 이게 무슨 난리란 말인가.
"........신스케."
".................." -신스케
"신스케......!!"
".................." -신스케
방바닥에 나뒹구는 술병과 깨진 술잔의 파편들.
자신의 손으로 깨부순건지 신스케의 오른손에선 피가 나고 있었다.
뚝뚝 떨어지는 그의 선혈. 그리고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에 화가 났다.
왜. 왜 넌 너 자신을 함부로 하는거야.
내게 나 자신을 함부로하지 말라는 둥, 다치지 말라는 둥 그런 소리를 지껄여놓고서.
".......... 나가라." -신스케
딱딱한 한마디와 함께 다시 술잔을 들이키는 그다.
그 손의 피가 점점 굳어서 검게 변해갔다.
골이 울려댈 정도로 마셔서 내 목소리는 이미 들리지 않고,
심지어는 나인지도 모르는 듯 했다.
"너 진짜 왜 그래......응....?"
"나가라고, 말했다." -신스케
대원들의 말에 따르면 요즘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잠을 자게 했는데 몇 시간전 일어난 뒤 술을 마시기 시작하더니
이젠 대원들이 만류해도 멈추지 않고 술병을 던지거나 술잔을 손으로 깨부수거나
심지어는 대원에게 검을 휘두르기도 했다고 했다.
대체, 왜?
"너 왜 그래....... 제발 좀 그만해........"
서러운 마음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왜 미쳐가는 걸까.
제발. 제발 널 놓지마. 나도 날 놓고싶은 심정이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날 잡아주었던 건 너였잖아.
"나가라고 말하지 않았나.......!" -신스케
고개를 숙인 채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있는 내 머리에 통증이 느껴졌다.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내 머리위로 술이 흘러내렸다.
물에 젖으니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이젠 나까지 못 알아보는걸까.
"정신 좀 차리란 말야! 타카스기 신스케!!!"
머리에 상처가 난 건지 검은색의 피가 주르륵 흘러내린다.
나의 외침과 머리에서 흘러내린 피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겹쳐 울렸고,
신스케는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을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싸늘한 시선을 이쪽으로 돌렸다. 나라는 것을 알자마자,
그는 눈을 크게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