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신청해주신 '레드팬더' 님 감사합니다!]
"나 참. 이런 곳에서 뭐하는거냐, (-)." -신스케
부끄러워서 얼굴이 터져버릴 것 같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10분전. 귀병대에 오자 내가
신입인 줄 안건지 어떤 녀석이 어서 가라며 엘리베이터에
억지로 태웠고, 나는 길을 잃어버렸다.
"사....산책. 응, 그래. 산책이다."
그런데 하필 만난게 신스케라니.
반사이나 마타코였으면 얼마나 좋아. 헨페이타 씨는 제외.
잔소리가 또 몇 배로 늘겠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얼버무려버렸다.
그런 날 보던 그는 이미 눈치챈건지 피식 웃으며
자신의 턱을 매만지며 말했다.
"흠.....그랬던건가. 그럼 마저 산책이나 즐기다오라고, (-)." -신스케
그리고는 킥하고 작게 웃고는 등을 돌려버리는 그다.
꼭 알면서 그러지 저거저거....
여기서 부터는 자존심 문제다. 이대로 따라가면
적어도 몇 일은 돌아다니지 못하게할테고.
그렇다고 안 그러자니 길도 모르겠고.
"아... 알았어! 나 길 잃었다. 됐냐?!
이제야 속이 좀 시원합니까, 요녀석아-!"
내가 소리침과 동시의 킥하고 웃는 그의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졌다, 졌어. 말로는 도저히 못 이기겠다.
나중에 그 대원이나 잡아낼테데다 흥칫쳇!
"돌아가지." -신스케
"알았다고........."
결국 신스케의 뒤를 따라갔다.
나를 힐끔보고는 킥하고 웃어버리는 그가 얄밉다.
그러다가 문득 그의 비어있는 손이 눈에 들어왔다.
'곰방대...... 없네.'
신스케는 나를 만날 때는 가급적 곰방대를 넣는다.
그렇다는 건 신스케는 단순히 돌아다니다가 나를 찾은게
아니라, 나를 찾을 작정으로......
그래서 곰방대도 아예 들고오지 않고서.....
"얼른 와라, (-)." -신스케
"응? 아, 응."
나는 물끄러미 그의 손을 보다가 슬그머니 그의 손에
내 손을 집어넣었다.
그렇게 내가 손을 잡으려던 그 순간,
"........쯧. 기다리는 짓은 할게 못 되는군." -신스케
신스케가 먼저 덥석 손을 잡아버렸다.
그리고는 그대로 잡아당겨 끌고가는 그의 행동에
당황해 내가 멍하니 있자, 그는 낮은 목소리로. 언제나와
같은 그 목소리로 말했다.
"잡고싶으면 언제든지 잡아라." -신스케
그의 손에 힘이 조금씩 들어갔다.
처음 한마디의 부드러운 목소리와는 조금 다른,
굳은 목소리에 나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다시는 놓지말아라." -신스케
그 말에 나는 그저 씨익 웃어보였다.
".......다시는 놓치지 않아." -신스케
그의 마지막 읊조림은 더 이상 들리지 않을만큼,
난 그저 웃어버렸다.
-손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