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신청해주신 '랏샤' 님 감사합니다!]

오늘따라 짜증이 나서 해결사를 놔두고 혼자서 공원에 산책을 나왔다.

"나 참..... 맨날 다치기나 하고....."

어제 귀병대에 갔는데, 신스케가 팔을 다친 듯 했다.
아니, 나야 쿠로족인데다가 그 중에서도 회복속도가 빠를 편이지만
신스케는 그냥 인간이란 말이지.
조금은 몸을 사리라고 주의를 줘도 그 모양이니 나 원......

"음?"

그렇게 공원을 거닐던 도중, 저쪽 벤치에 익숙한 인영이 보였다.
심상찮은 저 샤미센. 그리고 선글라스.
틀림없다. 그 사람이다.

"반사이?!"

반사이가 왜 이런 곳에?!
아니 것보다 신문 읽고 있어!!
나는 그쪽으로 빠르게 다다갔다.
뒤쪽으로 슬금슬금 가서 그를 부르니 역시나. 대답이 없다.

"반사이!!"

나는 참다못해 그대로 그의 헤드폰을 빼앗았다.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벤치 뒤에 서있는 날 보는 그다.
나는 그의 옆으로 가 앉았고, 그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날 볼 뿐이었다.

"아가씨 아니오. 이런 곳에서 어인 일로.....?" -반사이

"그건 제가 묻고 싶다구요.
30분 후면 신센구미가 이쪽으로 순찰올텐데, 뭐하는 거에요 여기서?"

그는 때가 되면 갈 것이니 걱정말라고 말했다.
걱정. 걱정이라. 생각해보니 나 요즘......
걱정이란 단어를 달고 사는 것 같다.
왠지 모르게 내가 한심해져서 반사이가 있다는 걸 잊은 채
한숨을 땅이 꺼져라 내쉬었다.

"무슨 걱정이라도 있는 것이오?" -반사이

나는 그의 그 질문에, 다시 표정이 가라앉았다.
걱정은 많지. 이 평화가 언제까지 갈까 하는 것도 그렇고.
하지만 지금 걱정인건......

"..........신스케."

내 입에서 나온 그의 이름에, 반사이가 들고 있던 신문을 내리고서
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신스케가 요즘 지쳐보여요.
다친 것 같은데, 나한테 자꾸 숨기기만 하고.
차라리 도와달라고 말하면 몰라도,
자꾸 나를 의지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아서......."

꾹 참고 있다 말하니 점점 목이 매어온다.
한심해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아무런 도움도 못 되는 것 같아서......"

그렇게 우울해져서 가만히 있던 그 때, 내 머리에 씌워지는 무언가.
더듬어보니 헤드폰이었고, 귀에서 음악이 들려왔다.
어라 근데 이거 저번에 신파치가 말한 츠우 신곡?

"소인의 목소리가, 들리시오?" -반사이

반사이의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아니 것보다 그럼 내 말 평소에 다 듣고있었....."

"그럼 이러면," -반사이

무시입니까?!
반사이는 그대로 볼륨을 올렸다.
갑자기 커진 소리에 조금 흠칫했고, 반사이가 입을 뻐끔거린다.
아....안 들려.....

"들리시오?" -반사이

"뭐라구요? 무슨 말 하는 건지 안 들려요."

반사이는 그대로 다시 헤드폰을 거두어갔다.
그리고는 다시 자신의 목에 걸고서 말했다.

"방금 아가씨처럼," -반사이

멍하니 있는 내 머리 위에 반사이의 손이 얹어졌다.
반사이가 머리를 쓰다듬자 나는 그저 멍하니 있을 뿐.
근데 왜 난데없이....?

"소리만 줄이면 말 정도는 들리듯이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면 마음을 더 쉽게 여는 것이며
걱정을 줄이고 조금 더 믿어준다면 그도 알아줄 것이오." -반사이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는 걸지도 몰라.
신스케도, 자신의 지키고 싶은 것이 있을텐데.
그런데 내가 막고 있었을까. 도와준다는게 지나쳐서....

"그러니 조금은 마음을 편히 가져도 되오.
아가씨는 충분히 강하고, 신스케도 아가씨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강한 사내이외다." -반사이

반사이는 그렇게 머리를 쓰다듬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마워요."

반사이는 그런 나를 빤히 내려다보고 있다가
다시 자리에 앉으며 내게 헤드폰을 건네주었다.

"음악이라도 듣다 가시겠소?" -반사이

"그럼 그럴까요?"

그렇게 편안하게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래도 다친 걸 또 숨기면 그 때는 혼내야지. 응. 그래.

-반사이에게 고민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