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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스케

"저, 신스케..... 그러니까.... 어... 음......."

인생이 아무리 운과 타이밍이 절반이라지만, 왜 하필 지금이냐고.
운은 돌연변이일 때부터 기본적으로 버렸지만,
타이밍정도는 좋게 해줘야할 것 아냐!
왜 하필 욕할 때 그와 마주친 걸까.
누구보다 내가 평범한 여자가 되길 바란 그였는데.
철없던, 남자같던 10대의 버릇이 튀어온 지금.
그런 그가 지금 보고야말았다.

"그게, 욕을 한 건........"

내가 말을 더듬어도 아무말없이 날 보고만 있는 그다.
차라리 혼내. 그게 더 낫겠다.
오히려 그렇게 보고만 있으면 더 무섭다고?
신스케는 화나면 진짜 무섭단 말이지.
예전에 긴토키랑 장난치다 걸리면 엄청 혼났었는데.
전쟁 때도 곰방대 부러뜨려서.... 얼래, 회상?
설마 이거 주마등인거 아니지?

"..........(-)." -신스케

"네, 넵!!"

나도 모르게 경어가 튀어나와 버렸다.
왠지 모르게 내가 작아지는 기분이랄까.....
아까 귀병대에 오기 전에 하루사메 근처로 왔는데
그러다가 단원이랑 시비가 붙어서.....
전부 칼등으로 쓰러뜨리고 오긴 했지만 짜증이나서 욕이 나와버렸다.
난 착한 일 한거라구. 내가 안 쓰러뜨려놨으면
카무이한테 아예 죽임 당했을텐데.

"너........" -신스케

신스케는 그대로 내게 손을 뻗어왔다.
나는 순간 겁먹어선 눈을 질끈 감았다.

"히익......!"

곰방대로 머리 때리려나? 그거 은근 아픈데.
그렇게 마음 졸이며 아무말없이 떨고 있던 그 때
머리에 와닿은 것은, 크고 따뜻한 그의 손이었다.

"에?"

내가 그제서야 눈을 뜨고서 그를 올려다보자
그는 피식 웃으며 나를 보았다.

"뭐야. 때릴 줄 알았던거냐." -신스케

놀림당했다! 신스케는 이미 내 속을 보고 있었던 듯 하다.
하여간 긴토키나 신스케나 둘 다 짖궂은 건 똑같아 아주 그냥.
내가 입을 삐죽 내민 채 그를 보자 그는 낮게
큭큭 웃으며 검지 손가락을 내 입술 위에 지그시 눌렀다.

"그래도 다음부턴, 하지 않는게 좋을거다.
욕 뿐만 아니라 다른 곳을 거쳐서 오는 것도." -신스케

"알고 있다고......."

"안 그러면 확 막아버리는 수가 있어. 입으로" -신스케

"신스케-!!"

내가 그의 장난에 얼굴이 빨개져선 소리치자
그는 재미있다는 듯 다시금 낮게 웃으며 어딘가로 유유히 가버렸다.
다시는 내가 욕을 하나 봐라.

.......근데.
내가 하루사메를 거쳐서 왔다는 건 어떻게 안거지?

-모르고 욕이 튀어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