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신청해주신 '히모' 님 감사합니다!]
"..........뭐?" -신스케
내 말에 신스케는 무슨 말이냐는 듯 어이없이 피식 웃었다.
그렇게나 어이가 없었던 걸까. 뭔가 씁쓸해져서
나도 어쩌면 쓴 미소를 지었을지도 모르겠다.
"말 그대로야. 만약 너와 내가......"
나는 검을 검집에서 빼지 않은 채로 그의 어깨를 툭쳤다.
그러자 그는 꽤나 기분이 나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런 그에게 그저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내 미소가 오늘따라 씁쓸하다는 것을, 그도 알긴 아는 모양이다.
그래. 분명 언젠가는 우리 둘이 싸우는 날이 올 것이다.
너는 너의 그 목적을 위하여 이 세상을 부수려할것이고,
신센구미나 다른 이들을 짓이기겠지.
그럼 나는 설령 상대가 너일지라도 검을 휘두를 것이다.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뭐가," -신스케
신스케는 어깨에 올려진 내 검을 치우고서 말했다.
나를 째려보는 눈매가, 너무나 예리하다.
너도 분명 알고 있는거다. 우리의 이 평화로운 시간은
언젠가 끝이나기 마련이라는 것을.
어느 한 쪽이 포기하지 않는 한,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는 이야기라는 것을.
"뭐가. 그렇게 불안한거냐." -신스케
그의 말에 나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아아, 그의 말이 맞아. 나는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는 거다.
그의 그 말에 옅게 나마 미소짓던 내 얼굴은 일그러졌다.
그리고 끝내 참아오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럼 어쩌라구........"
결국 다시 뒤돌고 마는건가. 난.
그렇게 생각하며 뒤로 돈 나는 약간 놀라 흠칫했다.
뚝하고 땅에 떨어지는 물방울. 나는 미간을 살짝 좁히고,
이내 고개를 쳐들고서 소리쳤다.
"그럼 어쩌라는 건데!!"
나는, 울고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또다시 우는 구나, 나는.
비록 화난 표정이지만 눈가에 조금 눈물이 맺혀있었다.
분에 못이겨 이를 바드득갈고, 애써 눈물을 참으며 소리친다.
역시 아직 나도 부족하다 이건가.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부러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자신의 감정을 애써 감추지 않아도 되니까.
하지만 나는 그게 잘 안돼.
하나라도 더 지키기 위해 발버둥쳐보지만,
결국 상처만 안고서 그것마저도
표현하지 못한 채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지.
.......바보같이.
"그래! 난 몰라!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왜 이렇게 어긋나는 건지, 그리고 어째서 이렇게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수는 없는건지,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그는 내 말에 다시금 움찔였다.
모르는 것은, 그도 마찬가지이려나.
세상이 이렇게 더러운 건지. 그리고 왜 막부라는 것들은
과거의 일 따위를 들먹여 많은 이들의 눈에서 눈물을 흐르게하는지.
과거란 것은 지나가버리면 그만인 것을.
자신도 몰라 머리를 쥐어뜯고 싶은 심정이지만,
차마 이 그의 앞에선 그럴 수 없었다.
여기서 평정심을 잃게 되면, 그 누구도 잡아줄 수가 없다.
"이러면........
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잖아........!"
하지만 너무나도 가여운 아이. 아무것도 모른 채,
그 굴레에 휩싸여 달리기만 하는 아이.
그도, 나도. 그리고 다른 이들도.
모두 한 곳을 향해 달리고 있다.
내일이란 걸 기대하게 만드는, 한 단어인
'행복'이란 것을 향해 달려보지만,
서로 다른 곳에서 출발해서. 길을 잃어도 알려줄 이가 없어
혼자서 해매이다 울고, 웃기를 수십번.
그건 그들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이에게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