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음........"
늦은 시각. 새벽 3시쯔음 되는, 아직 하늘이 어두운 시간.
자던 도중 귓가에 들려오는 신경 거슬리는 소리에
잠시 몸을 일으켜 앉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긴토키....? 카구라.....?"
그녀가 다른 애들을 보러가보아도, 전부 자고있었다.
무슨 소리였지? 그냥 잠결에 무슨 소리가 들려서 깨버려서
일어나기는 했는데, 무슨 소리인지를 모르겠다.
".........응?"
그 때, 다시 또 들려오는 '쿵'하고 가볍게 무언가 두드리는 듯한
그 소리가 다시 들려와 그녀는 몸을 틀었다.
소리가 나는 쪽은 다름 아닌 현관.
"이 시간에......? "
지금은 새벽 3시. 밤. 조용하다. 을씨녀스럽다.
왠지 모를 한기. 그 모든 것들이 연상되고 그녀의 머리속에 남는 단어 하나.
'귀귀귀귀신?!'
밤 중에 누군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창문을 열었는데
아무도 없고 그제서야 2층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는데
귀신이 갑자기 나온다거나 애초에 창문이 없는데
창문두드리는 소리가 난다거나 거울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거울이 없다던가......
"화화화환청! 그래, 환청이다!"
그녀는 등을 돌렸지만, 이번에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더욱 똑똑히 들려왔다. 그리고 그녀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귀...귀신따위 있을리없잖아......"
그래. 귀신이니 스탠드니 긴토키나 무서워하는것이다.
나....나도 괴물이라고 귀신따위 말야, 하나도 아..안무섭다 이거야.
그녀는 혼자서 중얼거렸다.
"으으........"
그녀는는 눈을 딱 감고서 현관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끼익하고 울리는 이 소리도 섬뜩하다.
그렇게 겁을 잔뜩 먹고서 자신의 위에 드리우는 그림자에
고개를 들었을 땐,
"에.....?"
익숙함과 함께 담배의 향에 살짝 섞인
술의 향이 그녀의 몸을 휘감았다.
"......귀신은 귀신이네."
달빛에 반짝이는 조금 어두운 보랏빛.
그리고 마찬가지로 달빛에 반짝이는 유카타에 박힌 금빛 나비.
닫혀버린 한 쪽 눈. 그리고 예리하지만서도
평소와는 다르게 풀린 그 녹안.
"이런 시간에 갑자기 무슨 일이야......!
다른 애들이 보면 어쩌려고.....!"
그녀가 대답하라고 말하기도 전에 그는 조금 비틀거리다가
그대로 앞으로 기울어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기대었다.
그러자 코끝을 간지럽히는 것은, 알싸한 그 향.
"윽, 술냄새..... 신스케, 술마셨어?"
신스케는 취한건지 아무말도 없었다.
아니, 알아듣지는 못할 말을 하지만 목소리가 거의 잠겼다.
취했지만, 잠들지는 않는. 그야말로 누구나 방심하게 되는 상태.
이내, 신스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왜. 어째서 이곳에 있는거냐....." -신스케
"하아.....?! 그게 무슨....."
그는 그대로 그녀를 끌어안아버렸다.
이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감정이 주체가 되지를 않았다.
단순한 호기심 따위가 아니다, 이것은.
하지만 지나친 간섭도 아니다, 이것은.
그렇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째서.
신스케는 생각했다. 차라리 그때.
그 때, 이 자가 망설일 때 자신이 잡았더라면.
그렇게 다른 나약한 것들에 발목이
잡히지 않고 자신의 등 뒤만을 따라왔더라면.
혼란스러운 머릿속에는 조용히 달빛이 부수어져 내릴 뿐.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 여기서 사니까 그런거지....
것보다 너, 심하게 취했....."
"나는 지금 너에게 묻는 것이 아니다." -신스케
달빛이 옅게 내려앉은 어둠속에서 순간 번뜩이는 그 싸늘한 녹안.
그녀는 왠지 모를 살기에도 그저 그의 품에 안겨있을 뿐.
오늘따라 그의 품이, 그리고 자신을 안은 그 손이
"왜 그 자식이 네 옆에......." -신스케
떨리고 있으니까.
-달과 귀신. 그리고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