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말없이, 함께 창 밖으로 하늘의 달을 바라본다.
그 달빛이 그의 녹안에 내려앉는다.
왠지 모르게 슬퍼보이는 그 옆모습에.
그리고 잃어버린 한 쪽눈을 막은 저 붕대에.
그 상처로 얼룩진 빛에. 달빛이 군데군데 비춘다.
"...........신스케."
내가 그를 부르자, 그가 이쪽을 돌아보았다.
이제는 저 날카로운 눈매도, 부드러워보인다.
그는 내가 아는 타카스기 신스케.
이따금씩 차가웠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했던 남자.
그리고, 소중한 내 친구 중 한 명.
그런 그의 한 쪽 눈을 볼 때마다 아직도 가슴이 시리다.
내가 그의 붕대가 감긴 눈에 손을 뻗자,
그가 몸을 움츠리며 뒤로 물러났다.
나는 그런 그의 손을 잡아 제지했다.
"괜찮아."
내 말에 그의 표정이 다시금 가라앉았다.
괜찮아. 너는 그 눈이 흉측하다고. 수치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아냐. 그 누구보다 선생님을 따르던 너다.
그리고 동료를 위해 나 못지않게 싸워온 너다.
그렇게 해서 너는 그 눈을 잃었지만, 선생님 조차도 잃었다.
"피하지 마. 괜찮아."
더 이상 그는 붕대를 푸는 내 행동을 막지 않았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괴로움을, 아픔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감추어버린 너의 상처.
내 아픔과 원망까지 삼키던 너의 상처.
나는 그대로 그의 상처로 얼룩진 눈에 짧게 입술을 붙였다 떼었다.
이제는,
"절대 흉하지 않아. 그러니, 피하지 마."
그 상처로 얼룩진 눈에. 빛을.
-그 상처로 얼룩진 눈에 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