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냐. 엉?" -긴토키
그렇게 신센구미를 나온 뒤.
또 가야할 곳이 있다며 그녀에게 끌려온 그는,
그곳에 들어서자 마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일관성 있게 가자고, 어이." -긴토키
꽤 으슥한 뒷골목. 작은 입구로 굽이굽이 들어오자
긴토키는 의심의 눈초리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내 입구 근처를 돌아다니는 익숙한
거대오리 한마리에 한숨을 내쉬는 그다.
"아까는 막부의 개, 이번엔 바보지사냐?" -긴토키
엘리자베스가 어서오라며 글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옅은 웃음을 지어보이며 안으로 향했다.
긴토키는 아직도 울리는 것 같아 아까 맞은 머리를 흔들었다.
들어가자 보이는 카츠라의 모습에 다시 인상쓴다.
"(-)!" -카츠라
카츠라는 다급히 나오더니 그녀의 어깨를 콱 붙잡았다.
그리고는 이리저리 살피며 앞뒤로 흔들어대기 시작한다.
영문도 모르겠거니와 완전히 무시당한다는 생각에,
긴토키는 둘을 떨어뜨려놓으며 카츠라를 밀쳤다.
"어이. 나는 안 보이냐? 엉?" -긴토키
"이것 좀 놓아보게! (-), 자네 괜찮나?!" -카츠라
"뭐가?"
"자네, 분명 며칠전에.......!" -카츠라
카츠라는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자 의아한 듯
그녀를 빤히 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뭔소리야.... 멀쩡하구만."
"뭔 일인데 그 난리냐, 즈라." -긴토키
"즈라가 아니라 카츠라다!
아무것도 아닐세. 그나저나, 무슨일인가?" -카츠라
카츠라의 질문에 그녀는 갑자기 앞섬을 조금 풀어해쳤다.
두 사람이 놀라며 가리려 하자 그걸 밀쳐내고서
속으로 손을 집어 넣더니 무언가를 꺼내었다.
"아, 저번에 부탁했던 거."
그리고 그것을 카츠라에게 건네고선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다시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한 허름한 책 한 권이 카츠라의 손에 쥐어져있었다.
"뭐냐?" -긴토키
"책이야, 책. 저번에 서점에서 봤는데
즈라가 구하려고했던게 생각나서."
긴토키는 책 때문에 여기까지 끌려온거냐며
카츠라를 째릿하고 째려보았다.
어째선지, 카츠라의 표정은 조금 심각해져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카츠라
말없이 그녀를 멍하니 보고, 무언가를 말하려다 말기를
반복하자 긴토키가 쳇하고 혀를 찬다.
"뭔데 그러냐? 뭐 속이 빨간책이냐? 응?" -긴토키
"무슨.....! 그게 아니라 (-) 자네 설마....!" -카츠라
카츠라가 불러세우려하자 그녀는 그대로 긴토키의
허리에 팔을 걸고는 황급히 밖으로 향했다.
"그럼 갈게! 가자, 긴토키!"
"잠깐 아까부터 왜..... 컥!"
그렇게 카츠라는, 입구에 머리를 부딪혀 화를 내는 그와
키득거리는 그녀가 멀어지는 것을
멍하니 볼 뿐이었다.
히지카타의 어딘가모를 날카로운 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