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부하들도 다 나가고, 방안에 둘 만 남자
그는 그제서야 그녀의 목에서 손을 놓았다.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채 그녀는 기침을 마구 해댔다.

"콜록.......!"

기침을 하며 괴로워하는 그녀의 앞에 쭈그리고 앉은 신스케는
그대로 그녀의 턱에 손가락 하나를 갖대대고는
고개를 억지로 들어올려 자신을 보게 했다.
그녀의 눈빛은, 괴로움과 눈물에 젖었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는 그런 눈빛이었다.

"저 녀석은 보내주지." -신스케

그리고는 이내 그대로 자신의 얼굴 바로 앞까지 끌어당겨
그녀의 턱을 한손으로 잡고서 이마를 맞댄채 싸늘하게, 섬뜩하게 말했다.

"그렇지만, 너는 어떨까." -신스케

"큭......!"

"그에 대한 답 정도는, 너도. 잘 알고있겠지." -신스케

그 말에 그녀는 아무런 반항없이 그대로 눈을 감았다.
그러자 신스케는 그런 그녀의 나약한 모습이 마음에 안든다는 듯
바라보다가 나지막히 말했다.

"나는 모든 것을 부술 뿐이다.
그 말 그대로 하는 것 뿐이다.
그러니, 나를 원망말아라." -신스케

그는 그렇게 말하고서 쓰러져버린 그녀를
안아들고서 그 방을 나와 어딘가로 향했다.
계단을 타고 점점 아래로. 아래로. 배의 지하를 향해.

그렇게 그는 잠든 그녀의 얼굴에 있는
눈물자국과 몸의 상처를 지그시 보더니
아무도 듣지 못할 만큼 작게 속삭였다.

"그 분, 그리고 너와 함께 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 세계를......
" -신스케

착각이었을까.

잠들어 있던 그녀의 얼굴위로 무언가가 떨어졌다.
그녀는 잠결에 그것을 비라고 착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비라고 하기엔 너무나 뜨겁고, 진했다.

밤하늘에 떠있던 밝은 달이 검은 구름에 의해 그 빛을 점점 잃어간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점점 그녀의 그 불꽃도 점점 사그라들어만 갔다.

오늘은.
소름끼치도록 달이 밝아서.

모든 것이 녹아버릴 것만 같았다.

히지카타를 끌고서 나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