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어떠신가요? 동료에게 배반당하신 기분은.
아, 원래 전 동료가 아니었나요?
뭐 아무튼요." -???

화면에 나타난 것은, 그 남자가 한 여자의 옆에
쭈그리고 앉아선 쓰러져 있는 여자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고 있는 장면이었다.
게다가, 검은피와 붉은피가 섞인피투성이의 여자는 다름 아닌....

"이....이런 개자식이....!!!!" -긴토키

(-). 긴토키는 그렇게 외치며 그대로 목검을 치켜들어 노트북을 내리쳤다.
그런 그를 신파치와 곤도가 붙잡았다.

"지...진정하세요 긴상! 카구라, 말려봐!" -신파치

"싫다 해! 저 자식 죽일거다 해!" -카구라

"아니 그러니까 그걸 쳐봤자 저녀석은 안아프다고!" -신파치

나름 조절해서 친건지 완전히 부숴지지는 않았지만
화면이 일그러졌다. 씩씩거리는 긴토키는, 그야말로 야차강림.

"참~ 야속하죠?
혼자서 흑호단원의 절반을 쓰러뜨렸는데,
제가 뒤에서 우산을 찢어버리니
이상하게 움직임이 둔해지더라구요." -???

"누님...젠장....." -소고

그 녀석이 키득거리는 소리에 전부 싸늘하게 굳어선 화면을 보았다.

"더 야속하고 슬픈건 뭔지 아나요?
건너편 골목에 있던 동료를 애타게 부르다가
그대로 등을 칼에 베인채로 쓰러졌다는 거.
누구였더라.....아, '긴토키'....였나?
완전 목이 찢어져라 외쳐도 이쪽은보지도 않더군요. 뭐, 전 고맙지만요." -???

그 말에, 긴토키는 쥐고 있던 목검을 떨어뜨렸다.
나 때문이다. 내가 조금만 더 조심했더라면 이런 일은......
비가 오면 전투능력도 저하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를 무방비하게 방치했다.
결국, 원인은 그였다. 그랬기에 그는 멍하니 서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무튼, 더 이상 저희의 거사에
개입하신다면 이 사람의 목숨은 없습니다.
아니지. 검은피도 나고 상처 회복도
빠르고. 희귀한데 어디다가 팔아버릴까요?
보니까 꽤나 이쁘장하기도 하고.....
구하고 싶으시면 직접 찾......." -???

영상은 거기서 끊겼다. 그 이유인 즉슨,
긴토키가 그대로 노트북에다가 그 노트북이 있던 책상까지
목도로 박살을 냈기 때문이었다.
부숴진 책상의 파편이, 거슬리는 소리를 내며 흩날렸고
치직거리는 노트북의 소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이내, 그는 아무말없이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로 방문을 나서려했다.

"기다려, 해결사!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그 녀석이 다쳐!" -히지카타

"닥쳐. 그전에 내가 찾아낼거야.
신파치, 카구라. 따라와." -긴토키

"기....긴상.....!" -신파치

"긴쨩.........." -카구라

그들은 처음엔 항의를 했지만 이내 그가 가는 걸 막지 못했다.
카구라와 신파치도 그를 따라나섰다.
그의 그 뒷모습은, 평소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엄청난 살기와 분노. 그의 뒷모습엔 그것 뿐이었다.
하지만
그 모습은 백야차도, 귀신도 아닌
그저 한 여자를 쫓는 남자에 불과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그녀를 아무리 불러봐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어디있는지도 모르겠다.

'(-)..... (-)......!' -긴토키

맑게 갠 하늘에, 다시 또 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허무함과 살기로 바뀌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