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n Story : 하얀 눈 위에 피어나는 꽃- 의 관련 이야기입니다]

모든 것이 새하얗게 물드는 날이다. 잿빛으로 드리운 하늘에서
그 하늘과는 정반대의 하얀 눈들이
소리없이 내려와선 모든 것을 새하얗게 뒤덮는다.

그 가운데에서 너만은 언저나 검은색이었다.
결국, 너는 그 누구 하나도 버리지않아.
나는 너의 그런 점이 예전부터 싫었다.

「죽지마.」

왜 그런 말을 한걸까. 분명 나는 너에게 있어 복수의 상대일 터.
그런데도 너는 그렇게 슬픈 표정으로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는거냐.
그리고 어째서 하나도 변하지 않은거냐. 너는 그 누구하나도 버리지 않았다.

심지어 나조차도.
저번 그 야토녀석의 말대로 네가 버린 것은 너 자신 하나 뿐.

살려줘서 불만이냐 물었나?
그래. 불만이다 이녀석아. 긴토키 네 녀석이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그녀의 팔에 상처가 나지 않았겠지. 너는 언제나 그런 식이었다.
지키겠다고 한 주제에 어느 순간 보면 모든 것을 놓쳐버린다.
언제까지 그녀가 네 옆에 있어줄거라 생각하는건지.

그렇게 물어봤자 내가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나.
나는 아직 너를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에게 반박할 생각은 없다.
어찌됬건 간에 네가 몇 번이고
살려주었던 목숨이었으니까.

"네가 말했잖아. 내가 변하지 않았다고.
그래. 그래서야."

변하지 않았다라.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인데 말이지.

웃었다. 그녀가 방금 웃어보였다.
그리고 자신이 지키는게 변하지 않았다니.
그렇다는 건, 그녀는 아직까지도 모든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것.
스스로 괴롭더라도 그 누구도 버리지 않겠다는 그 말.

"아까 하던 얘기. 기다려줄게.
네가 하고싶을 때까지."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편해지는 대신,
너는 스스로 괴로운 길을 택했다.

그럼, 나도 기다리겠다. 너만큼은 아니지만
이 괴로움을 참으며 기다리겠다.

이제 알았다. 죽지 않는 것이 아니다.
비록 내가 돌아가는 장소에 네가 없다고 하더라도.
죽지 않는 것이 아니라, 죽지 않기 위해 사는 것이다.

죽지 못해 사는 사람. 나는 이 때까지 그런 자였다는 말일까.

사람은 언젠가 모두 죽는다.
다만 각자의 정해진 시간이 다를 뿐이다.

언젠가는 죽겠지. 너도, 나도.
네 옆에 있는 다른 녀석들도.

그러니 나는 그 전에 이 썩어빠진 세상을 부술 것이다.

너는 그 때마다 몇 번이고 쫓아오겠지. 그럼 나는 몇 번이고 손을 떨쳐주마.

그리고 모든 것을 마쳤을 때.......

"반사이. 철수다." -신스케

"그렇게 심각한 것이오이까?"

"아니. 다음에 제대로 하도록 하지. 어서 철수시키고,
그녀의 일행의 배가 이 배에 정박해도 공격말아라." -신스케

그 떨치던 손을 잡고서 그 날처럼 다시 내 품에 안아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만들 것이다.

'......하얗군.' -신스케

그 검은색으로 이 눈과
나 조차도 물들여버린 너와 함께-




[Memento Mori - 타카스기 신스케 외전]
[Fin]


(*Memento Mori - 죽음을 기억하라)

하얀 눈 위의, 검은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