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귀병대의 배가 에도를 향해 이륙해 항해를 시작했다.
신센구미는 반으로 나뉘어
아직 출발하지 못한 하루사메와 에도로간 배를 추적하는 조로 행동했다.
겨우 정리가 거의 끝나자 히지카타와 곤도도
곧장 하루사메의 배로 들어갔다.
먼저 들어가버린 해결사와 오키타 소고는
우선 그녀를 찾으러 돌아다녔지만 워낙 넓다보니 꽤나 버거웠다.

"젠장.......대체 어디야?!" -긴토키

"진정하세요 형씨-
보통 이런 경우는 지하에 있다니까요.
무엇보다, 우리가 초조해하면 할 수록 찾기도 힘들고
그럼 누님의 상태는 점점......" -소고

"그건 나도 안다고, 요녀석아!" -긴토키

둘이 서로 으르렁거리면서도 태연하게 복도의 보초나
천인들을 서스름없이 베어나가는 걸 보며
뒤따라오던 신파치는 이대로 가다간 끝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구라는 이미 카무이가 여깄다는 생각에 우산을 뽑아들고서
복도를 마구 돌진하듯 달려가고있었다.
그러다가 그런 아수라장 속에서 상황파악을 마친 신파치가 다급하게 외쳤다.

"그만하라고 이 인간들아!!!
상황을 좀 보라고오오오!!" -신파치

신파치가 그렇게 애절하게(?) 외치자
그들은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창문 밖을 보니 바로 옆에 날고있는 새와 구름이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뭐냐, 해?
역시 안경이다, 해. 그냥 구름이잖냐, 해." -카구라

"그게 아니라-! 이 배도 벌써
이륙해서 에도로 가고 있다구요!
이대로 가다간 귀병대와 하루사메가
에도를 불바다로 만들거라고, 알아 이 사람들아?!" -신파치

다급하고 위급한 상황에서 혼비백산이 되어 말하는 신파치의 말에도
세 사람은 무표정으로 똑같이 "아." 라는
한 마디만 뱉을 뿐.

"뭐가 '아.'는 '아.'야!!" -신파치

라며 신파치 소리치자, 갑자기 긴토키가
목검이 아닌 진검에 손을 갖다댔다.

"왜.....왜 그러세요, 긴상.....?" -긴토키

갑자기 무겁게 내려앉은 공기와
아까의 장난기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붉은 눈빛.
엄지손가락으로 살짝 검을 들어올려 검집에서 빼내는 소리가 섬뜩했다.
소고도 그걸 보고있다가 긴토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보고는
그와 똑같이 싸늘하게 굳어선 검을 뽑았다.

".........위험하군." -긴토키

낮게 내리깔아진 목소리.
그둘을 보던 카구라와 신파치도 그들의 시선이 향하는 쪽이
자신들의 뒤쪽이란 것을 알고 돌아보았다.
이윽고, 그 둘도 눈동자가 벌어졌다.
신파치도 자신의 검하나를 집었고, 카구라도 손의 우산을 세게 쥐었다.

하얀 눈 위에 피어나는 꽃(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