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눈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누군가를 잃고난 뒤, 항상 눈이 내렸다.

그리고 그 누군가를 위해 나는 검은색과 붉은색의
피투성이가 된 채 서있었다.

그 하얀 세상 속에, 나만 검붉어서.
어쩌면 그래서, 나는 그 새하얌에
사라지지 않기 위해 더 검을 휘두른 걸지도

모르겠다.


하얀 눈 위에 피어나는 꽃(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