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음........"

드르륵, 탁 하고 문을 닫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잠시 시끄러운 안에서 밖으로 나와 마루에 걸터앉았다.
가뜩이나 물에 약한 탓인지 술에 그닥 쎈 편은 아닌터라
머리가 조금 핑 돌았다. 술에서 깨기 위해 잠시 나오니,
차가운 겨울바람이 몸을 한 번 훑고 지나갔다.
하늘에 뜬 달이, 오늘은 어째선지 하얀색에 가깝게 보였다.
마치 눈처럼.

'바보 긴토키.'

걱정되서 따라와놓고선, 자기가 먼저 뻗어버렸다.
시끄럽던 안이 점점 조용해져가는 걸 보니,
이젠 거의 뻗어버린 걸까.
카구라랑 신파치는 긴토키를 깨우고 있으려나.
지금 시각, 밤 9시.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숨을 다시 들이키던 그 때,
내 무릎위에 따뜻한 무언가가 와닿았다.
검정색의 코트. 내가 고개를 들어 뒤를 봤을 땐,

"이런 데 있다가 감기걸립니다, 누님?" -소고

"소고."

소고가 서있었다. 자신의 코트를 내 무릎에 덮어준 뒤
이내는 내 옆에 걸터앉는 그다.
아무말없이 나랑 똑같이 하늘을 올려다보는 소고.
얘도 술 깨러 나온걸까?

"벌써 크리스마스라는게, 믿기지 않네."

나는 그렇게 말하며 멍하니 있는 소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 손길에 놀란 듯 흠칫하다가 다시 얌전히 있는 그다.

"이젠 손을 들어야 쓰다듬을 수 있을 정도라니.
그 때 꼬맹이는 어디로 간걸까나-"

"윽......" -소고

소고는 내 손을 살짝 밀어내었다.
꼬마 취급 받는게 싫다, 이거겠지?
벌써 저렇게 커버린 만큼, 나도 나이를 먹었다는 건가.
그건 좀 슬프지만.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건 알겠다.
나는 씨익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미츠바도. 같이 봤으면 좋았을 텐데."

내 말에 소고가 다시 한 번 흠칫했다.
너에게는. 그녀의 마지막을 본 너에게는 괴롭겠지.
그녀를 떠올리는 것이. 마치 예전의 나와도 같았다.
친구들에 대한 배신감에, 그들을 떠올리면 따뜻함과 포근함과 동시에
차가움과 날카로움도 같이 느꼈으니까.

그렇게 내가 가만히 있는 소고의 손을 잡기도 전에,
소고가 내 손을 먼저 잡아버렸다.
나는 아무말없이 그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누님. 잠시만......" -소고

"응?"

소고는 자신의 눈을 가리키며 눈을 감아보라는 듯 시늉했다.
나는 피식 웃고서 눈을 감았고, 목에 무언가 차가운게 와닿았다.

"뭐.....뭐야.....?"

"이제 눈, 뜨셔도 되요." -소고

그렇게 눈을 떴을 땐, 소고가 거울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거울 속의 보이는 나의 목에는,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걸려있었다. 목걸이?

"거울도 같이 드릴게요." -소고

소고는 그러더니 거울을 내 손에 쥐어주고서
천천히 다가오더니 그대로 내 이마에 살짝 입술을
붙였다 떨어뜨리고선 떨어졌다.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 누님." -소고

나는 처음엔 그의 행동에 적잖게 놀랐지만,
이내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

"혹시 선물이 겹쳐서 아까 그런거야?"

"아, 뭐..... 그것도 있지만........" -소고

소고는 말끝을 흐렸다. 나는 조금 의아했지만
이내 고맙다며 웃었다.
소고는 그러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지마, 소고- "

"싫습니다- 저는 S라서 당하는 건 질색이라구요- " -소고

그렇게 내 머리를 마구 헝끌어뜨리는 소고의 머리에,
누군가의 주먹이 내려앉았다.

하아...... 벌써부터 피곤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