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천천히 속도를 줄여 보통 여자의
속도로 달리는 (-). 그렇게 그녀는 처음의 장소에서
익숙한 남자 아이를 보고는 바로 그쪽으로 향했다.

"소고, 나 왔......!"

그리고 그녀는 그 자리에서 멈추어섰다.
주변에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골목.
소고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자신의 앞에 있는 다른 아이를 째려보았고,
소고와 한 두살 정도로 그닥 나이차가 나보이지 않는
그 아이는 소리내어 울고있었다.

"무슨 일 있었어?!"

그녀가 놀라서 외치자 소고는 쳇하고 혀를 차며 도망쳐버렸다.
그녀가 어이없고 황당해서 멍하니 있는 사이,
울던 아이는 더욱 크게 울어대었다.
곤란한 듯 소고가 향한 방향과 아이를 번갈아 보다
이내 한숨지으며 뛸 준비를 하는 그녀다.

"꼬...꼬마야 미안! 일단 가볼게....!!"

아이를 대충 달래준 뒤 빠르게 소고를 쫓아갔다.
왜지? 왜 갑자기 소고랑 어린애가?
그렇게 곰곰히 생각하다 이내 그녀는 그 당시 주변 상황을 기억해냈다.

'설마.......'

땅에 떨어져있던 사탕조각이 생각났다.
부숴진 그녀의 사탕과, 소고가 먹던 사탕.
두 막대사탕이 땅에 떨어져서 부수어져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녀는 대충 상황을 파악하였고 저만치 앞에 보이는 소고의 뒷모습을
보고서 순간적으로 빠른 속도를 내 바로 뒤까지 가서 붙잡았다.

"소고!!"

소고는 얼마못가 붙잡힌 채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녀는 그런 소고를 보다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 참. 아까 어디는 안 다쳤어?"

"........잘못한건 전데, 혼내셔야죠." -소고

그녀는 그 말에 잠시 멈칫했다.
언젠가 나도 이런 적이 있었지.
이따금씩 유키를 도와 대장간일을 하다 검을 부러뜨렸지만,
그녀는 화를 내기보다는 다시 더 좋은 검을
만드는 방향으로 해서
오히려 내가 다시 웃게해주었다. 나도, 그러는게 맞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소고의 머리를 푹 눌러 쓰다듬었다.

"됐어. 그렇다고 너보다 한 두살 많은 놈을 그렇게.....
너 좀 대단하다?"

"비꼬는거에요?" -소고

"그런게 아니라, 그냥 기특해서.
결과적으로는 내 사탕 뺏으려던 놈을 혼내준거잖아."

"누님........" -소고

"하지만,"

그녀는 소고의 머리의 가볍게 꿀밤을 먹였다.
그리고는 쭈그리고 앉아 소고와 눈높이를 맞춘 뒤
처음에는 토라진 듯한 표정이었지만 이내 서서히 미소지었다.

"진짜 강한사람은, 무력이 아닌 머리로.
마음으로 이기는 사람이야. 아무리 강해봤자 마음이
썩어문드러져있으면 성장할 수 없는 것처럼."

그녀의 말에 부정하지 않는건지, 소고는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제가..... 틀렸다고 생각하세요?" -소고

그녀는 미간을 조금 좁혔다.
어릴 적의 자신과 또다시 겹쳐보인 것은, 착각이 아니었나.
나는 내가 틀렸다고 생각해서. 누군가는 제대로 알려주길 바래서
다른이들에게 물었지만 그들은 내 손에 의해 너무나 시시하게 죽어버렸다.

"아니. 다만 맞지도 않다고 생각할 뿐이야."

그러니, 이 아이에게는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면.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조금은 슬픈 미소를 지어보였다.

"저기......." -???

그러던 그 때 목소리가 들려와 뒤를 돌았을 땐,
아까 그 아이와 그 아이의 엄마로 추정되는 여자가 서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