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뭐냐고.....!
유체이탈이냐?! 그...그래 유체이탈일 뿐....
랄까 더 큰 문제잖아.....!!" -긴토키

긴토키는 창문에 비추어진 자신을 보고서야
나불거리던 입을 다물었다.
어쩐지 천연파마가 아닌 머리더라니.
그나저나 이 녀석은 왜 이렇게 머릿결이 좋은거야?
안 빗어서 조금 부스스해져도 좋잖냐.
그렇게 머리를 쓰다듬던 그는 혼자서 이러고 있다는 사실과
분명 저기 누워있는 긴토키는 그녀일 것이라고 깨닫고서
우선 긴토키.... 아니지 (-).... 여튼 깨웠다.

"(-)! 오이, 얼른 일어나보라고!" -긴토키

자신의 입에서 나온 목소리에 적응이 되지 않는지
그는 두 어번 정도 헛기침을 했다.
그래도 일어나지 않는 긴토키, 정확히는 그녀일 것이라고
추정되는 긴토키였다.

"정말이냐......" -긴토키

긴토키는 창문 앞까지 가서 창에 모습을 비춰보았다.
아무리 봐도 역시 (-). 응, 그래.
긴토키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이내 창문 속에
그녀를 보고는 씨익 웃었다.
그리고는 얼굴이 붉어지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좋아해, 긴토키." -긴토키

그렇게 말하고는 입을 틀어막은 채
그대로 얼굴을 붉히며 주저앉아버리는 긴토키다.

"꺅, 꺅, 꺅, 꺄악...! 심장 터질 것 같다고....!
아. 내 심장이 아니니 안되겠군." -긴토키

그녀가 봤다면 욕 먹는 것은 물론이요,
다른 녀석들이 알았다간....

"역시....." -긴토키

깨우자. 어서 깨워야겠어.
긴토키는 자신의 모습을 한 이를 깨우려니
기분이 이상한 건지 어정쩡한 표정이었지만
우선 흔들어깨웠다.

"일어나, (-)!!" -긴토키

"으음........"

이내 뒤척이며 몸을 일으키는 긴토키다.
정확히는, 긴토키 몸의 (-).
아직 잠이 덜 깬건지 잠긴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다.

"여자? 여자가 나 빼고 있었....."

그리고는 역시나. 아까의 긴토키와 똑같은 반응이었다.

"......응?"

멍하니 자신 앞의 자신을 바라보다가
긴토키가 창문을 가리키자 스윽 보았다.
그 안에 있는 것은, (-) 자신이 아나 긴토키.
이내 어정쩡하게 웃는다.

"뭐야... 유유유유체이탈 일 뿐이잖냐. 응.
랄까, 왜 이렇게 숙취가 적은....."

그리고선 그제서야 현실을 직시한 건지, 그녀는 자신의 모습인
긴토키를 스윽 보았고 눈이 마주치자 자신의 모습인
그녀를 보며 한숨을 내쉬는 긴토키다.

"......긴토키?"

"(-) 인거냐....." -긴토키

그녀는 이내 벌떡 일어나더니 가뜩이나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을 두 손으로 헝끌어뜨렸다.

"꿈일거야....! 꿈일거라고....!!"

"진정해... 라고 하기엔 확실히 상황이 아니구만." -긴토키

"옷..... 우리 둘 다 갈아입어야......"

확실히 어제 일 생각하면 씻어야겠지만 그건 무리고,
적어도 옷은 갈아입어야겠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그녀도 그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
긴토키의 경우는 위의 옷만 갈아입으면 되었지만,
그녀는 여자이니 다를 수 밖에없다.
할 수 없이 그녀는 자신에게 옷을 자신이 입히기로 했다.

"절대 보지마. 보면 그 눈을 파버릴... 아니지 내 눈이니까...
이 상태로 신스케한테 화해하자고 해버릴거야."

"알았다, 알았어. 자, 자, 얼른." -긴토키

......라기엔 그 실눈뭐야. 엉? 뭐냐고.
그녀는 이내 예전에 소고에게서 받았던 수면안대를
긴토키에게 씌워 시야를 가렸다.

".....아냐. 안전하게 하겠어."

"쳇....." -긴토키

"어쭈. 혀 찬다 이거지?"

그렇게 결국 긴토키는 눈이 가려진 채 그녀의 손에 의해
옷을 갈아입게 되었다. 뭐랄까 나 자신가지고
인형놀이 같은 걸 하려니 기분이 이상하네.
그렇게 옷을 마저 여미던 그 때,

"지금 무슨......!" -카츠라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라는 가사가 떠다니는 듯한
착각과 함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해받기 십상인 광경에 그녀는 자신의 모습인
긴토키에게서 후다닥 손을 떼었다.

"즈... 즈라, 이건 사정이.....!"

카츠라는 이미 검을 뽑고 있었다.
신스케의 검인건지 꽤나 날카로워보였다.
위험해. 라고 생각하며 식은땀 흘리고 있자
다른 녀석들도 다 왔고 긴토키는 안대를 벗고서 셋에게 짜증냈다.

"하아?! 뭐야, 나가 이 변태자식들아.
이 긴상에게만 허용된 뷰(view)란 말이다." -긴토키

"넌 좀 닥쳐."

긴토키가 (-)에게 닥치라고 말할 리는 없고.
그리고 (-)의 말투가 저렇게 빌어먹을 천연파마처럼
드러울 리는 더더욱 없다.
카츠라는 날카로운 눈으로 둘을 번갈아보았다.
그 느낌은 카츠라가 아니었다. 설마. 에이. 아닐거야.
둘의 뇌리에 스치는 말들을 깨부수고서 카츠라가 입을 열었다.

".......긴토키?" -카츠라(는 훼이크였고 신스케)

역시. 저 검도 그렇고 말투와 눈빛하며 긴토키를
짜증 가득한 시선으로 보는 저 눈까지.
긴토키와 그녀는 고개를 돌려 다른 둘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하하, 이거 아무래도 뒤죽박죽인 모양이구만- " -신스케(는 훼이크였고

타츠마)

가뜩이나 혼란스러운데 짜증까지 더하는 듯한 웃음소리.
신스케의 목소리라 꽤 어색하지만 묻어나는 특유의 느낌.

"하아.... 질이 나쁘단 말일세....." -타츠마(는 훼이크였고 카츠라)

선글라스를 고쳐쓰며 한숨쉬는 애늙은이 같은 행동하며
타츠마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잔소리까지.

"이......"

오늘은 10월 10일. 분명 좋은 날이었을터인데.

"이게 뭐야아아아-!!"

그녀가 외쳐도 긴토키의 목소리만 울려퍼질 뿐이었다.
하나에서, 다섯까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