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알리는 새소리마저, 어색하다.

피비린내가 사라지길 언제나 바라며 눈을 감는다.
그렇게 자신에게 몇 번이고 읊조려왔을까.
어제의 전장의 하늘은 흐린 잿빛의 하늘.
오늘마저 그런다면 정말 일어나기 싫다고, 어이.
그렇게 부스스한 은빛의 곱슬머리를 헝끌어뜨리며
이불 속으로 더욱 파고드는 긴토키.
백야차니 뭐니 불리는 게 좋아서 이러는 줄 아냐 제길.
10월이라고. 야차도 추위는 탄단 말이다.
점점 몸을 웅크리던 그는 드르륵 쾅하고 열리는 문에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났다.

"언제까지 잘 거야!"

"끄악.....!" -긴토키

퍽하고 누군가가 긴토키의 옆구리를 걷어찼고,
긴토키는 고통에 몸을 움찔거리다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자신의 앞에 서있는 검은 머리의 체구가 좀 작아보이는,
소년으로 보이는 자에게 버럭 소리쳤다.

"아프다고! 아프단 말이다, 요녀석아!" -긴토키

"아프라고 때렸거든?! 해가 중천이다, 이 자식아!"

낮게 깔아도 여성의 목소리가 조금씩 묻어났다.
긴토키는 아직도 욱신거리는 옆구리를 문지르며
문을 닫고는 이불위에 다시 앉았다.
검은색인 그녀도 이내 그의 앞에 앉았다.

"장이 들어서는게 얼마만인데....."

"그럼 너만갔다오면 되잖냐, (-)." -긴토키

"......하여간에 이 바보같은 자식."

(-). 그녀는 그대로 일어서선 이불을 확 뒤집었다.
그 위에 있던 그 까지 조금 몸이 공중에 떴따가
다다미 위로 쿵하고 추락했고
그 이불을 빠르게 개어 정리하는 그녀다.

"긴상 수면부족으로 키 안크면 책임질.... 컥!" -긴토키

"옷이나 갈아입고 나와!"

긴토키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얼굴에 그의 옷가지를 던지는 그녀다.
드르륵 쾅하는 문소리가 다시 방 안에 울려퍼졌고,
순식간에 잠이 깨어버린 긴토키는 툴툴거리며 옷을 갈아입었다.
아직도 남아있는 옆구리의 상처. 그녀는 일부러 그쪽은
피해서 찬 듯 하지만.......

"......잠은 내가 아니라 네가 자야된다고." -긴토키

아직까지도 밤에는 쉽사리 잠들지 못한다, 너는.
상처가 빨리 아물기에 다른 이들보다 더 피를 묻히지만,
정작 마음의 상처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잠을 오래자지 않는 것은 어쩌면 꿈 속에서 그 상처들을
다시 보게 될까 두려운 것 때문일까.
무엇이던 간에 무리는 하지 말란 말이다.
옷을 다 갈아입은 긴토키는 문을 열고서 나갔고,
마루에 걸터앉아있는 그녀가 보였다.
정확히 지금은 남장을 한 소년의 모습이었지만.

"늦어."

"남자는 조금 늦는 편이 좋은거라고." -긴토키

"그럼 늦게 간식 드시던지. 모처럼,"

그녀는 작은 주머니를 꺼내더니 그 안에서 지폐 여러장을 꺼내었다.

"단 거라도 같이 먹으려 했는데 말이지."

"뭐?! 잠깐잠깐. 랄까, (-) 군? 그 돈은 어디서 난 거랍니까?" -긴토키

"누가 (-) 군이야 임마. 아까 순찰 돌다가 나한테 집적대던
불량배 역관광 시켜줬다."

"쯔쯔... 자살에도 여러 방법이 있다지만....." -긴토키

그래서. 갈거야 말거야?
그렇게 묻는 듯한 그녀의 장난스러운 눈빛과 미소에
긴토키는 히죽 웃으며 그녀의 손을 낚아채고는 빠르게 걸었다.

"누가 보면 어쩌려고....! 남자 둘이 이러는 줄 알거아냐...."

"괜찮다고. 봐라, 아무도 없잖냐.
다들 분명 골아떨어져 있을게다." -긴토키

"다른 녀석들이 너 인줄아냐? 신스케랑 즈라는 진작 나갔어."

"뭐, 아무튼간에." -긴토키

긴토키는 살짝 더 세게 잡은 손을 잡아당겨선 그대로
다른 팔로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렇게 긴토키를 올려다보던 그녀의 얼굴이, 물든다.

"가실까요? (-) 양." -긴토키

짜악하고 찰지게 울려퍼지는 소리에 새들이 날아간다.
하나에서, 다섯까지(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