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참 가엾군요. 자신에게 없을 수록
그것을 더 원하게 되고, 손에 닿지 않을 수록 손을 뻗게 되죠.」
그래. 그것은 당연한 것. 얻기 힘든 것일 수록 더욱 원하고,
갈구하며, 얻기 위해 손을 뻗는다.
하지만 그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그들에게 있어서 '태양'이란 존재겠지.
「당신은 태양이 있어서 목이 말랐던게 아니에요.
당신은 태양이 없어서 목이 말랐던 겁니다.」
카무이는 지금 갈증이 나선 참을 수가 없었다.
태양의 그 따뜻함 대신 그 손에 뜨거운 피의 감촉을,
태양을, 그 밝은 빛을
어둠으로 끌어내려 달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강함을.
그것들로 하여금 갈증을 채워온 그에게,
너무나도 큰 갈증을 느끼게 하는 것.
그가 잘 알지 못하는 '애정'이란 단어와,
그가 잘 알고 있는'강함'이란 단어.
그 두가지를 모두 충족하고 태양이 아닌 달로서 옆에 있는 자.
「누구보다도 증오하고 또 미워하면서
누구보다도 부러워하고 갈구하고 있었던 거죠.」
그녀에게 생긴 사냥의 흥미.
하지만 그와 동시에 누구보다도 원하고 있었다는 것.
그렇기에 그것을 가지기 전에 갈증이 채워질리가 없었다.
설령 갖거나 품에 안을 수 있더라도,
옆에 있더라도 그 갈증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 만큼 마음이라는 것은 끝이 없으며,
카무이는 그것의 심해 끝까지,
두려움하나 없이 내려가고 있었지만
그 캄캄한 심해에서 발견한 빛에 더이상 내려가지 못하고 헛돌고 있다.
「우리가 손에 넣을 수 없는 태양을. 차가운 전쟁터가 아니라,
따뜻한 빛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없는 태양과도 같기에,
그 빛을 어둠으로 덮어 그 뜨거운 열기를 식혀 달처럼 빛나게 만들었다.
자신을 야토라는 이유로 이용하지도, 혐오하지도 않는.
자신들의 곁에 있어줄 수 없는 태양과는
다르게 그것들을 충족시켜주면서도 밝게 비춰주는. 그런 달로.
「그리고 절대 사라지지 않는 그 눈빛을 말이죠.」
아아, 지금조차도.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적이었던 사이인데도.
그녀는 그 검은 눈동자로 자신의 청안을 바라본다.
꽤나 당황했지만,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그 눈빛을 다시금 확인하는 그 순간에, 카무이는 확신이 들었다.
이 여자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태양이다.
그 태양을 달로 만든 것은 나.
그러니 내 이름을 불러주고,
내게 말하는 것 만으로 갈증을 채워주는 것은 그 달.
"(-)." -카무이
"응? 왜?"
달로 돌아가지 못한 토끼는, 밤의 들판을 달리며 하늘의 달을 갈구한다.
그렇게 달려봤자 닿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계속해서 달린다.
"......아무것도, 아냐." -카무이
달을, 길을 잃어버린 토끼는
그렇게 계속 달을 향해 내달리고, 끝없이 빛을 갈구한다.
그 빛이 토끼를 계속해서 비추어주는 한,
언제까지나-
[납빛의 하늘 아래서의 약속 - 카무이 외전]
[Fin]
카무이는 방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