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무이.........!"
그는 웃으면서 나를 그대로 차디찬 방의 바닥에 내려놓았다.
몇 번의 탈출시도에 원래 있던 책상과 의자마저 뺏겨 허름한 방.
나는 수갑으로 인해 잘 움직이지 않는 손과 다리를 조금씩 떨며
날카롭게 그를 올려다보았다. 보았다기 보다는 째려보았다는게 맞겠지만.
"걱정마- 아저씨는 안오고 나만 온거니깐-" -카무이
타이치고 뭐고 간에 머릿속에는 오로지
한 단어만이 가득 불어났다. '망했다'라고.
"그나저나, 정말로 잡힌거야?
그런 녀석에게?" -카무이
나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일어나선 뒷걸음질 쳤다.
그런 와중에도 카무이는 그저 웃고있었다.
하지만 이내 눈을 가늘게 뜨더니 나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식사도 제대로 안한건지 얼굴색도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고,
수갑을 찬 손목에선 검은 피가 딱지가 질 정도로 났다.
억지로 풀려고 하다 몇 번이고 쓸린 것이다.
"안 아파? 손목." -카무이
카무이가 손목을 가리키며 말하자
나는 긴장한 듯 하면서도 싸늘한 기색으로 말했다.
"이게 안 아파보이냐.
제길............"
카무이는 그런 나를 보더니
이내 그대로 나를 한쪽 어깨에 빠르게 들쳐맸다.
두 손이 수갑으로 인해 자유롭지 못한 나는
수갑이 채워진 손과 그나마 자유로운 발로 카무이를 마구 때려댔다.
하지만 얼마 먹지도 못해 힘도 없었을 뿐더러
카무이가 그정도에 아플리도 없었다.
"이거 안놔?! 놔! 놓으란 말이다, 이 자식!!"
"거 참 시끄럽네- 저 방은 이제 못쓰니까
급한대로 우리 하루사메에 있자. 괜찮지?" -카무이
"안 괜찮거든!! 놔!!"
아무리 버둥거려도 야토의 악력에서 벗어나는 건 무리다.
카무이는 '건드리지 말라고는 했지만....' 이라며 말끝을 조금 흐리더니
이내 싸늘했던 표정을 일순간에 다시 웃는 표정으로 바꾸었다.
"젠장.......!
놔달라고 이 또깽이 자식아!!"
"싫은데?" -카무이
"젠장, 말이 안 통해, 말이!!"
카무이는 그대로 시끄럽게 소리쳐대는 입을 막고서
입모양으로 죽는다 라는 말 한마디를 싸늘하게 했다.
나는 그제서야 잠자코 있었고, 카무이는 나를
데리고선 자기 배로 가 지하로 내려갔다.
"아, 찾았다." -카무이
그러더니 나를 한 팔로
어깨에 들쳐맨 채 벽에 붙어있던 수화기를 들고서 말했다.
그... 근데 머리가 점점 어지러워....
피쏠려.....
"응. 나야, 나. 응. 그 방 있지?
어, 그래 그 방. 거기 싹 치워.
그리고 침대랑 몇 가지 필요한것만
대충 넣고. 아, 중요한게 있어. 그럼
5분내로 해-" -카무이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그는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나는 머리에 피가 쏠려서 점점 얼굴이 검게 변해갔다.
나는 이내 안되겠다 싶어
그대로 다시 한 번 세게 카무이의 등을 마구 때렸다.
그러자 카무이는 나에게 왜 그러냐고 물을 뿐이었다.
왜냐니! 내 상태 안보이냐, 임마!
"어지럽다고.....이 망할 야토........."
카무이는 그제서야 엣, 하고 조금 당황하더니 세게
나를 후웅하고 한 번 돌려선
아까 처음 받아냈을 때처럼 안아들었다.
머리가 어지러워 인상을 썼다.
"미안미안. 깜박했다.
그나저나 마음에 들어?" -카무이
카무이는 어떤 척박해보이는 방의 문 앞에 서서 그대로
문을 열고 나에게 방안을 보여주었다.
아까있던 그 방과 별 다를 바가 없었기에
나는 그럴리가. 라고
짧게 말할 뿐이었다.
카무이가 나를 내려다보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