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무말없이 창 밖을 바라보고 있자 그녀도 아무말없이 창 밖을 바라본다.
아까의 행동은 그녀에게 있어서 그저 장난일지 몰라도,
나에게 있어서는 악몽을 떠올리게 만든다.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내 이름을 부르고,
내가 눈을 맞추며 살짝 미소지어 보이자 활짝 웃어주는 그녀의 얼굴.
잠시 동안 적으로 있을 때, 내 이름이 아닌 그저 타카스기라는 성을 외치며
검을 빼들고 달려들던 너의 모습과, 나의 경솔함이 떠올라버린다.
이거 하나면 된 거였는데. 그저 미안하다는 한마디만 있으면 된 거였는데.
그때는 왜 가지지 못해 안달이었을까.
다시는 잃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그리고 만약 긴토키 그 녀석이 너에게 또 상처를 입힌다면, 기다려라.
"저..... 신스케. 이름 안 부른 것 가지고 화난 거...아니지?"
"아니.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신스케
그 때가 온다면, 내가 먼저 너를 데리러 갈테니-
창 밖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