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피곤하다-"
여차저차 하다보니 너무 늦어져 버려서 결국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긴토키의 잔소리 개틀링건을
무시하고서 신센구미 둔영에서 자고가기로 했다.
소고의 방이 비었으니, 어린 소고와 함께 이부자리를 깔았다.
"소고, 그만잘까?"
"별로 안 피곤한데요." -소고
"이 누님이 피곤하단다, 소쨩."
나는 그렇게 말하며 소고를 끌어당겨 그대로
이불 위에 털썩 누웠다.
피곤하다. 난데없이 일에 휘말리고, 어린 소고가 오고,
뒷처리에 미아찾기 까지.......
"(-) 누님, 궁금한게 있어요." -소고
"아? 뭔데 그러니? 졸리니까 얼른 말해봐."
소고는 머뭇거렸다. 만약 미래니 과거니 이야기를 꺼내면
복잡해져서 나, 오늘 잠 못잘지도.
그렇게 생각하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자, 이내 돌아오는 한마디.
"미츠바 누님은 어디계세요?" -소고
그 한마디에 나는 웃는 표정을 유지했다.
분명 낮에 히지카타에도 물어보았겠지.
히지카타가 놀이공원에 없다고 대충 얼버무렸다고 들었다.
뭐라고 대답하는게 좋을까. 사실대로 보다는. 역시-
"약혼자랑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있어."
끝을 안다면 삶이 회색빛이 될 것이다.
그 끝을 알지 못한채 너의 시간속에서 현재에 충실하길 바란다.
미츠바가 죽는다는 걸 알고서 돌아가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하기보단,
그저 그 때의 행복을 지키는게 나아. 어린애답게.
"미래의 누님이 행복해보여서 다행이에요." -소고
소고의 말에 나는 더 이상 눈까지 웃을 수는 없었다.
".........그래. 미츠바가 행복해서 다행이야."
행복했던 삶을 살아서 다행이야라고 말했을까, 넌.
너는 그녀와 너무 닮았어, 소고.
그리고 그녀는, 유키와도 닮았다.
그렇기에 나는 언제부턴가 미츠바를 유키로 봤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키는 유키고, 미츠바는 미츠바다.
그렇게 선을 긋고서 다시 다가가려했을땐, 이미 넌 떠난 뒤.
거기는 행복하냐고 물어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아.
그래도, 네가 남겨두고간 선물은 지금도 내 옆에-
"아뇨, 제가 말한 누님은 (-) 누님 이에요." -소고
"나?"
소고가 말을 이었다.
그 말에 나는 몸을 조금 일으켜 팔꿈치로 몸을 지탱했고,
소고는 내 머리카락이 간지러운건지 인상을 조금썼다.
내가 머리카락을 넘기자 그제서야 말하는 소고다.
"구해졌을 때도 슬픈 표정. 그리고 우리와 있을 때도
가끔씩 모를 표정인 누님이 아니라," -소고
그리고는 미처 넘기지 못한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씨익 웃어보였다.
"계속해서 웃는 누님이 되었으니까요." -소고
나는 그 한마디에 울컥하기도 하고 감동도 받아서
" 이대로만 자라다오."
소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고는 다시 누웠다.
어느덧 밤이 깊어간다. 불을 끈 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자
희미한 달빛에 방의 천장이 보였다.
"자고 일어나면, 꿈에서 깨겠죠?" -소고
내 옆에 내려앉은 별같은 아이가 묻는다.
"그래. 자고 일어나면 다시 그곳에 있을거야."
원래의 평화로운 그곳으로 돌아가면 별이 아닌 태양이 되기를.
사소한 것에 후회하고 돌아보지 않고서 앞을 보고 걷기를.
이따금씩 뒤를 돌아볼때에는 추억을 회상할 때 뿐이기를.
그렇게 기도하며 눈을 감았다.
"가면 꼭 과거의 내게 전해줘. 더 이상 울지 말라고. 후회하지 말라고."
어쩌면 어렸을 때의 소고가 과거의 내게 했던 위로는,
지금 나의 말 때문일까.
"미래는...... 밝으니까. 반드시 그럴테니까."
어찌되었던간에 나는 다시 돌아왔다.
그저 소중한 것을 지키는 사람으로.
"잘 자, 소고."
나는 그대로 소고를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놀라서 버둥거리던 소고도, 다음 말을 듣고서는
"그리고..... 생일축하한다."
내 옷깃을 붙잡다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
.......안녕."
또 한 번의 이별과 함께,
오늘이 지나간다.
지금은 그저 지금의 여러 행복들을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