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무........"
그의 방 앞에 다다랐을 때 들려오는 것은,
그의 미소도 웃음소리도 아닌.
그저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였다.
".......지금 뭐라고. 말 했어." -카무이
"제.... 제독 님, 진정하시고......" -천인1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카무이
무언가가 끊기는 소리와 함께 붉은 선혈이 문 앞까지 튀었다.
피냄새. 그의 손에 죽어버린 천인의 피냄새.
그리고 그 사이에 미묘하게 섞여드는 다른 피냄새.
이 냄새는, 카무이의 피다. 분명 다친 것이다.
그런데 무슨 일로. 또 네 몸을 혹사시키는건데.
"당장.... 당장 그녀를 찾아와......." -카무이
"아무리 찾았지만 (-)님은 없었....." -천인2
문틈으로 보이는, 붕대를 감은 카무이.
그리고 다시 붉게 물든 손을 천인을 향해 치켜든다.
안돼. 더 이상 죽는 것도 죽는 거지만, 이대론 카무이도 망가져.
'막을 수. 있을까.'
아니. 막아야한다.
그렇게 다 낫지도 않은 손으로 검을 빼들고서
주체없이 바로 뛰어들었다.
"이런 버러지 같은......!" -카무이
"히익!!" -천인2
조금 무리해서라도 속도를 내어 바로 그의 앞을 막아선 뒤,
칼등으로 그의 손을 막았다.
아파. 손이 저리다 못해 아파왔다.
이를 악물고 버티며 그를 보았다.
이성이 반 쯤 날아갔어. 말릴 수 있을까.
"큭.... 카무이, 그만!!"
내 말 안 들리는 걸까. 그렇게 몇 번이고 그는 나를 공격했다.
할 수 없이 무리해서 그와의 싸움을 계속했다.
"전부 나가요! 당장!"
천인들이 우르르 나가고 난 뒤,
나는 그대로 속도를 내어 그의 뒤로 가 두 팔을 꺾어잡았다.
"제발 좀 멈춰......!"
그리고 그 상태로 검의 손잡이로 그의 머리른 쳤다.
순간 휘청이던 그는 머리를 두어번 흔들었다.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앉아버렸고, 카무이는 자기 손을 보고 있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피가... 검어....?" -카무이
카무이는 갑자기 고개를 퍼뜩 치켜들더니 이쪽을 보았다.
나는 검을 지팡이 삼아 일어났다.
"콜록......."
"(-)!" -카무이
나는 그에게 괜찮다는 듯 손을 내저었지만,
그는 어째선지 계속 나를 불렀다. 왜지?
"카무이, 나 어차피 회복 다 되서 괜찮.... 콜록...."
어라.....? 기침이, 멈추질, 않.....아?
이제보니 입에서 검은 물체도 나오고 있었다.
왜....? 상처는 전부 회복됬는데, 왜....?
"콜록....콜록..... 카... 카무....."
"(-)! 젠장....! (-)!!" -카무이
나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는 점점 멀어져가고,
시야가 점점 흐려지며 한바퀴 뒤집혔다.
검게 변해가는 시야 속에서, 보이는 것은.
그리고 귓전에 들려오는 것은.
필사적으로 나를 어둠에서 끌어내려는, 그의 목소리.
조금 어질거리는 몸을 이끌고서, 그에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