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깝다. 그냥 맞춰버리는 거였는데.
이래선 분이 안풀리네."

그녀가 살벌하게 웃으며 말하자
긴토키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딴 생각은 왜했어?!
다같이 단체 여행이라도 가려는거냐!
다같이 황천행 티켓 끊는거냐! 그런겁니까, 요녀석아-!! " -긴토키

"에.....지미가
계속 싸우지말고 차라리
한 방으로 보내라고 해서."

모두가 야마자키를 째려본다.
확실히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저 말엔 수많은 왜곡이 있다며 따지는 야마자키다.
그녀는 모두의 태클을 대충 흘려보내며 말했다.
예전 보다 여유가 있는 모습. 그래, 거기까진 괜찮은데
너무 여유로워진게 문제라면 문제일까.

"진정하라구. 아무튼 찾았잖아?"

포격이 끝나고 흙먼지가 서서히 걷히면서
천인 두 명이 이쪽으로 걸어나왔다. 쓰러진 해적들도 하나둘 일어났다.
히지카타는 사진 두 장을 꺼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쯤 되니 나오는 건가." -히지카타

"그럼~ 이 몸이 저 안도 여기 밖도 전부 난장판으로 만들었는데.
높으신 분이 나오지 않는게 이상한거지."

"너 대체 뭘 한거야......?!" -긴토키

드디어 해적 간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들 다시 전투태세를 취했다.
그녀는 그 와중에 긴토키에게
작게 말했다.

"자자, 진정하고 우선 이쪽 일부터 마무리하자고.
긴토키. 오른쪽? 아님 왼쪽?"

긴토키는 하여간이라며 혀를 차다 이내 나지막히 말했다.

"난 오른쪽." -긴토키

"아아~ 정말. 내가 오른쪽하려 했는데. 그럼 난 왼쪽."

그 말이 끝나자마자 해적들이 다시 달려들기 시작한다.
신센구미의 대원과 나머지 해결사들이 뒤의 잔당들을 처리하려고
긴토키와 그녀를 지나치던 그 순간, 그 둘은 검을 바로 잡았다.

"누가 먼저 잡나 내기다!!"

"상품은 너희들이 내라!" -긴토키

"웃기고 있네! 장난치지 말고 얼른 처리해!" -히지카타

그리고선 기합을 넣고서 녀석들에게 달려든다.

때아닌 오후. 꽃이 피어난다.
온통 검은색이었던 그녀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옆에 함께 하는 이들이 있기에 존재가 있음을, 살아있음을 느낀다.

몇 번의 칼부림 후,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간부 두 명이
빗물이 고인 물웅덩이 위에 철퍽하고 쓰러졌다.

"내가 한 박자 빨랐다." -긴토키

"그런게 어딨어!
거의 비슷했거든? 우기지마 긴토키."

"네가 맡은 녀석은 아직 의식이 좀 있는데?" -긴토키

"아- 안들려 안들려 안들려! 아무튼간에,"

주위를 둘러보니 대충 끝난 것 같다.
간부도 잡았으니 이거면 만사 오케이다.
모두들 한숨을 쉬며 숨을 고른다.
그렇게 모든게 마무리 되어가는 듯 했으나,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남아있었다.
그녀는 지쳐서 바닥에 주저앉았고, 그 위로 드리우는 그림자.

"..........(-)." -히지카타

"누님." -소고

"(-)." -곤도

"............."

그렇게 잠시동안 정적이 흘렀다.
그녀는 무표정으로 그 검은 눈을 깜박이며 셋을 올려다 볼 뿐.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히지카타였다.

"........미안하다." -히지카타

그 말 한마디에 그녀는 잠시 멍하니 있었다.
잠시 뒤 들려오는 피식하는 웃음소리.
그녀는 옅게 미소지으며 손을 뻗었다.

"뭐해. 안잡아줘?"

히지카타의 그녀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워주었다.
입가에 옅은 미소를띤 것으로 모든 대답들을 대신했다.
히지카타는 웃는 그녀의 모습에 자신도 희미하게 웃었다.

"(-). 고마........" -히지카타

"착각하지마."

그녀의 딱딱한 음성이 다시 한 번 울려퍼진다.
그리고는 다시 검을 빼드는 그녀다.
다들 이 어이없는 상황에 '응?' 이라고만
생각하며 멍하니 서있었다.

정말 소름 끼칠정도로 무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