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 어디있는거냐!" -히지카타
침대 시트로 상처들을 대충 지혈한 채 히지카타에게
부축되어 그 병실에서 빠져나오는 (-).
히지카타는 이 근처에서 대원들을 찾았지만 그 누구도 오지 않았다.
"젠장.....! 꼭 이럴 때만....." -히지카타
"내...가. 먼저 나가라고 했으니.... 소용없어....."
작게 읊조리는 듯한 그 한마디에 히지카타는 그녀와 눈을 마주했다.
웃는다. 지금 이 상황에서 너는 어째서 웃는거지?
나 하나 때문에 만신창이가 되어도. 어째서.
그런 의문을 품은 채, 할 수 없이 지금은 탈출에만 신경쓰는 히지카타 였다.
"아직도 동이 안 터오네......"
"지금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거냐!
조금만 더 버텨라... 조금만...." -히지카타
"지금 같은 상황이니까 하는 말이야."
무슨 의미인지 조차 모르는 그.
그녀는 그런 히지카타를 보며 피식 웃어보이다가
스윽 뒤를 보고는 다시 앞을 보았다.
그러다가 눈을 크게 뜨더니 자신을 부축하던 히지카타를
세게 밀쳐내었다.
"큭! (-), 뭐하는.....!" -히지카타
둘이 떨어진 그 사이에 무너져내린 천장.
그녀의 행동 덕에 둘은 아슬아슬하게 피했고, 그녀는 잔기침을 하다가
이내 거의 아물어가는 상처에 동여매던 침대시트를 풀었다.
"아까의 폭발로 건물이 많이 약해져있어. 서두르지 않으면,
이대로 여기서 깔려죽어."
"출구는 이미 막혔다고!! 대체, 어떻게 해야...." -히지카타
히지카타는 불안하고 초조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창문으로 나갈 수는 있다. 하지만, 여기는 4층.
그녀의 회복력이라면 그녀는 문제없겠지만 난.....
하지만 여기서 둘 다 죽을 수도 있다. 어쩌지? 이럴 땐, 어떻게?
히지카타는 생각이 마구 뒤섞이자 머리를 세차게 내저었다.
"........미안, 히지카타. 유능한 부장이 되어주지 못해서."
"사과하지마! 그렇게 사과하도 싶다면, 나가서 실컷 들어줄테니까
우선 나가는 것만 생각해!" -히지카타
히지카타의 외침에 그녀는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나 히지카타의 손을
잡아 일으켜 주었다. 히지카타의 상처는 그대로.
그녀는 아물어버린 자신의 상처와 그를 번갈아보다가 인상을 썼다.
"이왕 닮은 거, 회복력도 닮았으면 좋았을텐데."
"닮다니. 무슨 소리냐, (-)." -히지카타
"아아, 여러가지. 지켜야한다는 사명감.
지기 싫어하고 혼자서 속으로 앓는 것 등등?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검을 뽑아들어 잔해들을 치우며 대충 길을 만들었다.
밖에서 들려오는, 비명과 함성소리에 그녀는 쳇하고 혀를 찼다.
히지카타는 아무것도 모른채 그저 그녀의 뒤를 쫓을 뿐.
"자신이 태어난 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본 적도 없는 것."
"..................." -히지카타
그 말에 히지카타는 침묵했다.
그렇게 침묵이 이어지는 상태에서 둘은,
비상계단의
근처까지 다다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