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히지카타가 불러낸 곳은
다름아닌 에도 인근 동쪽구역이었다.
지금 막 도착한 해결사 일행이 멀리서 뛰어오고 있었다.
"어이, 늦는다고!" -히지카타
"에에~ 시끄럽다, 해." -카구라
도착한 곳에는 흑호단원 두세명정도가 잡혀있었다.
아직 죽지도 않았고, 말을 할 수 있는 상태였다.
"아까 항구쪽에서 서성이던 걸 잡았다." -히지카타
히지카타카 설명을 하는 동안,
다들 그걸 상큼하게 씹어주고
소고가 하는 말을 들었다.
"아까 그 막부 관리의 시체를 부검해봤는데,
사인이 출혈사가 아니라
아무래도 중독인 것 같더라구요." -소고
"이봐, 듣고있나?" -히지카타
"오오, 그런가. 그럼 왜 칼에?" -긴토키
"내 말 씹는거냐!! 야 임마!!" -히지카타
"아무래도 흑호단원들의 증언을 토대로
봐선 흑호들이 음식에 독을 넣어
죽인 뒤에 칼로 벤 것 처럼.
즉, 외부에서 죽인 것처럼 꾸민 것 같아요." -소고
"내 말 좀 들어!!!" -히지카타
그렇다. 흑호단원이라면 손쉽게 다가갈 수 있다.
일부러 칼로 시체를 벤 것은 이 사건을 조작하기 위함이었다.
소고의 설명이 끝나자 히지카타가 겨우 화를 가라앉히고 설명했다.
비가 그치자 라이터에 불이 잘 붙어서 담배를 하나 물며.
"아무튼, 이 녀석들 뒤에는 배후가 있다.
아마 그 간부와 내통하던 양이지사겠지.
하지만 이 자식들이 도통 입을 안 여니 나 원." -히지카타
"그래서 히지카타씨가 아까부터 화내는 거에요.
저야 히지카타씨의 반응이 재미있긴 하지만,
귀찮은 건 마찬가지랄까요." -소고
소고의 마지막 한마디에 히지카타가 다시 화를 냈다.
아무리 꼬드겨도, 협박을 해도 아무말이 없다고 한다.
긴토키는 멍한 표정으로 있었고,
다들 바삐 움직이는 소리가 이 구역을 가득 메웠다.
"부장님, 저기......." -야마자키
그러던 그 때, 야마자키가 조심스레 손을 들어올리고선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
"뭐냐. 지금 기분 안좋으니까
용건만 간단히 말해라, 야마자키." -히지카타
"그게, 곤도씨가 본부에서
급히 오라는 연락을 보내셔서 말이죠.
자세한 내용은 1급 비밀이라면서
해결사일행분들과 부장님, 소고 대장만
와서 얘기한다고......." -야마자키
그 말을 듣고 히지카타는 할 수 없지, 라며 차에 탔다.
소고와 해결사도 탔다. 목적지는 신센구미 둔영.
"하여간 곤도씨, 별거 아니기만 해봐." -히지카타
"저번처럼 형수님한테 차였다고
막 우는거 아니겠죠?" -소고
"누나가 원인인가요......" -신파치
"고릴라는 고릴라답게 있으면 된다, 해!" -카구라
"그건 뭔소리냐, 차이나." -소고
그렇게 모두가 왁자지껄한 속에서, 긴토키는 그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볼 뿐이었다.
공허한 눈으로 멍하니.
하지만, 조금은 초조하게.
자동차에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