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죽었네."
눈 뜨자마자 하는 말이 이 말이라니.
그 만큼 정말 괴롭기는 했지만.
몸을 일으키자 이불에 쓸리는 다리가 아프다.
붕대가 감아져있다. 확실히, 보통 인간의 회복력.
하루 정도면 다시 돌아올테지만, 아프긴 하구나.
"신스케는.....?"
귀병대의 배. 그렇다는 건, 선의에게 치료를 받고 있겠지.
옷이 갈아입혀져 있다. 마타코.... 는 아닐테고.
하루사메 쪽에 있는 게이샤들인가?
우선 신스케의 상태를 확인해야겠다.
"윽..... 속 쓰려......"
속쓰리고 머리아프고 어지럽고..... 짜증난다.
복도의 벽을 짚어가며 신스케의 방으로 향했다.
부상당한 대원들이 많겠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신음소리에 눈을 질끈 감았다.
방 앞에 다다라서 문을 두 어번 두드리고 열었다.
"신스케는 좀 괜찮아요?"
들어가자 반사이, 마타코, 헨페이타 씨가 보인다.
아까는 눈 앞이 흐려서 잘 못 봤는데, 세 명도 부상을
입었던 것 같다. 심하지는 않아서 다행이지만.
"아가씨, 아직 무리하면 안되오." -반사이
"괜찮아. 반사이가 아슬아슬하게 와준 덕에 고비는 넘겼어."
나는 신스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상태가 조금 이상하다. 이마를 한 번 스윽 쓸어보았다.
뜨거워. 아까와 전혀 다른게 없어. 열이, 내리지 않았어.
"신스케......!"
선의의 심각한 표정. 해독제가 없는거야?
"분명 독은 전부 빨아냈는데....."
"그 덕에 다행히 즉사는 하지 않았지만,
이대로 지속되면........." -선의
"해독제! 당장 신스케 님을 살려내란 말입니다, 이 자식아!!" -마타코
마타코가 선의의 멱살을 잡고서 소리치는 것을
막으려던 헨페이타가 그대로 넘어져버렸다.
어쩌지? 어떻게 해야하는건데.
"이 행성의 독이니, 이 행성의 해독제 재료가 필요하겠죠." -선의
".........마을에 가야한다는, 얘기군요."
인간은 가면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이들이 갈 수도 없어.
상황만 더 악화될 뿐이다. 억지로 빼앗아 와서는 안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근처에 있던 우산 하나를 챙겨 일어났다.
"안되오이다, 아가씨." -반사이
문을 지나려던 그 순간, 반사이가 말했다.
검으로 내 앞을 막은 그에게 한 번 씨익 웃어보인 뒤,
나는 그 검을 손으로 치우고서 발걸음을 옮겼다.
"쏜살같이 다녀올테니까."
아아, 정말. 내일 날씨도 이 따위면,
정말로 화낼 것 같은데.
일순간 숨을 멈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