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만족하는가." -신스케

그녀가 떨어져 내린 뒤. 모두가 뿔뿔이 흩어진 뒤.
그녀와 마지막 이야기를 나누었던 절벽에 앉아 읊조리자
뒤쪽의 수풀이 조금 일렁였다.

"설마, 정말로 죽일 줄은 몰랐는데." -천인1

"..............." -신스케

더러운 자식들.
역겹다 못해 미쳐버릴 것만 같다.
왜 그녀를 가만히 놔두지 못해 안달인거냐.

"물에 빠졌으니, 확인할 필요는 없겠지. 그럼 이만." -천인1

녀석이 가고 난 뒤. 이를 으득 갈았다.
역시 너를 이 전장에 데려오는 것이 아니었는데....!!
전쟁에서 패배한 뒤. 녀석들은 막부와 손을 잡았다.
그리고 새로이 알게 된 사실 하나. 그녀가, 용병부족이라는 것.
그리고 멸족으로 딱 두 명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
불에 약한 자신의 종족과 다르게 물에 약하고
비정상적으로 강한 돌연변이라는 것.

'......나를. 너를 죽인 나를 용서하지 말아라.' -신스케

너는 살았다. 하지만 나는 너를 죽인 거나 다름 없다.
전쟁이 끝난 뒤 얼마 안가 저 녀석들이 날 찾아왔다.
너의 존재를 알고서, 천인이니 이쪽으로 넘기라는 것이었다.
알아보니, 그 자식들은 연구를 목적으로 그녀를 실험체로 쓰려고 했다.
쿠로족이라는 희귀한 종족. 그리고 그 중에서도 흔하지 않은 돌연변이.
그런 그녀를, 넘기거나 또는 죽여야한다고 했다.
절대 안된다. 넘기면, 더 이상 생명체로써 살지 못해.
그렇기에 널 죽였다. 결과적으로 너는 살게 되겠지만,
나는 널 죽인 것이나 다름 없다.

'만약, 다시 만난 다면.......' -신스케

너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네가 어떤 표정을 짓던간에, 나는 약속대로 웃어줄 것이다.

설령, 그것이 쓴 웃음이라 할지라도-

이제, 만족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