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무거워......" -카츠라

안심해버려선 다리에 힘이 풀려버린 날 쇼요선생님이 업어주시고,
내 검은 친구들이 들어주었다. 세명이서 들어도 무겁겠지.
이 지구의 금속보다 몇십배는 단단하니까. 게다가 어른 꺼라.....
장기적으로 내다봤구나, 유키.

"대체 얼마나 강한거야....." -신스케

그 말에 나는 쇼요선생님에 등에 얼굴을 파묻어버렸다.
너희는 모르겠지. 그 강함이 내겐 독이라는 것을.
힘을 조절하는 것이 미숙해 너희가 잡아주기 전에
너희들의 손을 먼저 잡아줄 수가 없고,
그 강함으로 인해 모든것에서 버려졌다는 것을.
갑자기 서글퍼져와서 숨을 죽인다.

"이런 거...... 하나도 기쁘지 않아......"

돌연변이인 나조차 받아들인 너희들이다. 정작 나 자신은 날 받아들이지 못해 안달인데.
분명 내 미로는 쉽게 풀 수가 없는데. 어째서, 너희들은.
사랑받지 못해 스스로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으리라 결심하며
세웠던 벽을, 너무나 쉽게 허물어버렸다.
그래서 더욱 이 힘이 달갑지 않았다.

"그 누구도 지키지 못했으면서......."

이 모든 것이 무슨 소용이랴. 결국 이 힘 때문에 난 버려졌는데.
그 누구도 지키지 못할 바엔, 그저 이 부질없는 목숨을 연명할 바엔.
차라리 나도 그냥 그곳에서 연기가 되어 사라졌어야 하는걸까.
그렇게 생각하며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던 그 때, 다시 귓전에 와닿는 목소리.

"지키지 못했다니요." -쇼요

그래. 이 목소리가 날 다시 고개 들게 만드는 그 목소리다.
나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선생님의 넓은 등.
뒤에 보이는 것은 내 검을 함께 들고서 걸어오는 친구들.
머리 위로 보이는 것은 달이 환하게 비추는 밤하늘.
발아래로 보이는 것은 색을 되찾은 대지.

"당신은 이미 다른 이를 지키는 검을 쓰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쇼요

내 손으로 베어왔던 생명과, 구해왔던 생명.
절대적으로 같아질 수 없는 두 생명.
하지만 이제 깨달았다. 그것들은 그저 다른 관점에서 보았을 뿐,
모두 같은 생명이라는 것을. 그러니, 이제부터는.

"그러니, 앞으로 자신의 영혼을 지키는 검은 차차 배워나가면 됩니다." -쇼요

내 영혼을 위해 검을 휘두르는 법을 익혀나갈 것이다.
내가 죽여왔던 생명의 몇 배에 달하는 생명을, 구할 것이다.

"이제까지 혼자 이겨왔다면, 이제는 함께." -쇼요

나는 버려진 것이 아니다. 내가 버린 것이다.
그 모든 것을 버리고서 도망치기만 할 뿐이었다는 걸.
왜 이제서야 깨달은 것일까 후회한다.

"함께........."

읊조리며 주위를 둘러본다. 날 향해 웃어주는 이들에게 이제는 마주 웃어줄 용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후회한 만큼, 더욱 각오를 다질 것이다.
그렇게 각오를 다지고, 모든 것을 지켜내보이겠다.

혼자가 아닌, 모두 함께-


[Main Story : 유채꽃이 피는 봄날에, 눈이 내려오는 겨울날에]
[To continued.....]

이렇게 소리치며 눈물짓는 이 순간이, 더욱 값지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