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계절이 내게 돌아왔다.
당신도 지금쯤 이 하얀 눈을 보고있었다면,
그랬더라면 뭐라고 말했을까.
처음으로 평화로이 맞는 겨울.
이젠 눈 위에 검은 피의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온기가 맴도는 발자국을 남긴다.
당신이 생각나는, 당신의 이름과도 같은
하얀 눈이 내려올 때면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아.
당신과의 약속을 위해, 그리고 선생님과의 약속을 위해
내 혼과 다른이를 지키는 검을 갈고 닦고 있어.
이젠 정말로 평화로운데.
당신의 이름인 유키(雪)와 같은 눈이 내려오는 지금.
지금 이 순간, 울고 싶을 정도로 사무치게 슬픈 건 왤까.
처음으로 내게 따뜻한 겨울이 찾아왔는데도. 말이지.
유키. 당신이 있는 그곳은, 아직도 춥나요?
유채꽃이 피는 봄날에, 눈이 내려오는 겨울날에(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