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십시오. 외부인은 들여보낼 수 없습니다." -신센구미1
신센구미의 둔영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즈라는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 내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나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그대로 담을 한 번의 점프로 넘어선 들어갔다.
보초따위 일일이 상대할 만큼, 나는 한가하지 않다.
그렇게 대원들을 피해 둔영의 중심쪽으로 향했다.
"그래서 말이죠, 히지카......
...........어?" -소고
그리고 귓전에 파고드는 것은, 익숙한 목소리-
"왜 그러냐, 소고." -히지카타
역시 많이 변했구나. 너희는. 히지카타는 머리도 잘랐네.
나는 이렇게 멈춰있는데, 너희는 벌써 저만치 나아가있구나.
근데 왜. 그녀는 그렇게.......
"저기, 무슨 일로......." -소고
너는 보았니, 소고? 그녀의 마지막을.
적어도 너는 있었겠지. 그 때 그녀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알고싶어. 그 때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내 생각도.
나도 조금은 생각했을까?
"너...... 설마......." -히지카타
이제야 알아보는구나. 짜증나게.
근데 왜 그랬어? 왜 나를 쏘았어야만 했어?
아니, 그건 오해일지도 모르니까 접어두고.
왜, 왜 그녀를 그렇게 죽게 내버려둔거야?
그리고 왜 한 번도 나를 찾지 않은거야?
혹시 집이 부숴져서 그런거야? 그것도 아니라면.....
나는 히지카타의 멱살을 잡은 뒤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있다가 이내 입술을 달싹였다.
".........어........"
"큭..... 이봐, 우선 이거 놓고....!!" -히지카타
"대체 뭐 하고 있었어!!"
그것도 아니라면, 대체 뭐하고 있었던건데!!
사실 그 때 방 안에서 엿들었었다.
미츠바가 히지카타에게 하던 말을.
너는 결국 그녀의 마음을 저버린 채 떠났다.
하지만 그녀는 약혼자를 만나고 에도로 갔다.
조금은 행복해졌을거라 믿었는데. 어째서 그렇게 죽어버린거야.
대답해줘. 대답해줘 미츠바.
"큭.......이거....안놔?!" -히지카타
대원들이 몰려오고 곤도 씨까지 왔지만 나는 그를 놓지 않았다.
그의 목이 조금씩 졸렸다.
"갑자기 무슨 소리냐! 것보다 너 (-) 맞지! 맞잖냐!!" -히지카타
"아아, 그래. 오랜만이다 히지카타."
이를 바드득 가는 소리가 내 머리를 울리는 듯 하다.
내 이름 부르지마. 겨우 참고있는 중이니까.
이제와서 잘못 운운하지 말자. 그냥 이유만 들을게.
왜 그녀가 죽었는지는 알 것 같아. 병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랬더라면, 적어도 내게 말해줬어야 했어.
내가 너희를, 친구들을. 모두를 찾아 올라왔을 때도.
너희는 날 알아보지 못했지. 나는 이미 죽은거야?
너희들 마음 속에선.
잠시 뒤,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신센구미의 대원들이 검을 들었다.
......방해다. 나는 히지카타의 허리춤에서 검을 빼
뒤도 안 돌아보고 검을 든 한 손으로 그들을 막았다.
"피래미는 빠져있어."
그 한마디에 그 둘은 뒤로 주춤했다.
곤도 씨가 나를 향해 다가온다. 소고도 내 이름을 부른다.
나는 쳇하고 혀를 차며 히지카타의 멱살을 잡던 손을 그대로 놓았다.
"서....설마 너......정말 (-)냐.......?" -곤도
참아오던 눈물을 흘려버렸다. 그녀를 지키지 못한 분노와,
재회의 기쁨과 슬픔이 한꺼번에 포화해 매아리친다.
"대체.....뭐하고 있었던 거야......
미츠바가 그 지경이 될 때까지 너희들은 전부 뭐했어.....?!"
아무런 말이 없는 그들이다. 나는 소고의 옆을 지나치며 읊조렸다.
".......미츠바는."
"(-) 누님......." -소고
"누가 내 이름 부르랬어.....?
그녀가 어디있냐고, 묻고, 있잖아....!!"
소고는 나지막히 말했고 나는 바로 그곳으로 향했다.
그런 내 어깨를 잡는 히지카타.
"어이, 기다려 (-)!" -히지카타
싫어. 싫다고. 나는 그대로 그 손을 쳐냈다.
기다리라고? 그렇게 나를 부르지마.
기다리라고 외치며 손을 뻗어도 잔혹하게 등을 먼저 돌린건, 너희야.
더 이상 그 무엇도 믿고 싶지가 않아졌어.
그래도 이제 조금은,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상황이 심각해지자 긴토키가 숨어있다가 나와서는 나를 말렸다.
알고 있었어. 네가 날 쫓아오고 있었다는 건.
"진정해, (-)." -긴토키
".........알고 있었지?"
그런데 이젠 너조차도 나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는구나.
그건 조금, 슬프네.
"넌, 분명 내가 이들을 안다는 것을, 알고있었어. 그런데....."
아까 탈옥수 잡는 의뢰. 사실 신센구미의 의뢰였잖아.
아까 책상에 있는 서류에 찍힌 도장, 신센구미 꺼더라?
근데 왜 굳이 숨겼을까? 그건 너도 알고있었다는 거야.
왜 굳이 그렇게 해서, 이렇게 일을 크게 만들어.
너를, 믿었는데. 정말로.
나는 그렇게 내게 손을 뻗어오는 긴토키의 손을 뿌리쳤다.
"싫어. 너도 똑같아.
저 녀석들도 너도 똑같아."
믿는다며. 그럼 끝까지 믿어줬어야했어.
내가 그들에게 실망하리라 생각했다면,
너는 내가 너에게도 실망한다는 것을 알아야했어.
결국 또 나만 속아넘어갔구나. 바보같이.
"다 똑같아.....이 위선자들........"
이런 바보의 웃는 얼굴위에, 눈물이 덧씌워진다.
울려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