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상. 진짜 괜찮은거죠?" -신파치

치료가 끝나고 침대에 잠들어있는 그녀를 보며 신파치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역시 천인은 천인이라는 걸까. 상처가 빠른 속도로 아물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피를 쏟아서 힘드려나. 철분제라도 사야되는건가?
긴토키는 갖가지 생각을 하다가 이내 대답했다.

"내가 보장하마. 그나저나, 카구라." -긴토키

"왜 그러냐 해, 긴쨩?" -카구라

옆 병실은 현재 카츠라가 쓰고 있다. 괜찮겠지.
아무래도 끝내기 직전에 긴토키가 와서 치명상은 아닌 듯 했으니까.
그렇게 한숨돌리던 긴토키가 카구라에게 말했다.

"랄까, 지금 뭐하는거냐?" -긴토키

"뭐긴 뭐냐. 간호하는거다, 해." -카구라

카구라는 그녀를 간호한답시고 물수건을 만들고있었다.
물에 약하니 조심하라고 내가 몇 번을 말했냐, 요녀석아-!
긴토키가 카구라의 손목을 잡아채고서 소리쳤다.

"전혀 아니거든!! 오히려 죽이고있어, 네 놈?!" -긴토키

"카구라쨩, 그러다 큰일날 것 같....." -신파치

그 때, 긴토키에게 팔을 잡힌 채 버둥거리던 카구라는
그만 손에서 물에 흠뻑 젖은 수건을 놓쳐버렸다.
게다가 아이러니하게도, 그 수건은 철퍽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얼굴 위에 안착했다. 모두가 굳어있던 그 때,
그녀는 서서히 몸을 일으키며 신경질적으로 수건을 바닥에 던졌다.
그리고는 짜증난 표정으로 긴토키를 째려보며 말했다.

"긴토키....... 자명종 하나 화끈하구나.
그럼 나도 받았으니 갚아줄까? 응?"

"제가 그런게 아닙니다만-!
자자, 우선 진정해. 응? 너 지금 환자......" -긴토키

진짜 화난 듯 했다. 전의 어색함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였다.
그녀는 웃는 듯 찡그리는 듯 애매한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아무튼 니가 애 관리를 안 한건잖아."

그녀의 손에서 나는 우드득 소리에 긴토키는 흠칫하며 뒷걸음질 쳤다.

".......저 그냥 나갈게요." -긴토키

"들어올 땐 마음대로였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그녀는 그대로 옆에 있던 검을 들었다.
하지만 긴토키가 미리 빼놓아서 검집 뿐이었다.
긴토키는 안도하며 그녀의 검을 보여주며 말했다.

"오이, 진정하라고. 무기는 여기있답니다?" -긴토키

"시끄러. 이걸로 패도 충분해."

긴토키는 소리없는 아우성을 쳤고, 그녀는 아까의 상처가
거짓말이라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세 명에게로 걸어왔다.

"스....스톱스톱스토오오오옵!" -신파치

진짜로 패려고 하던 그녀를 신파치가 말렸다.
그녀는 한숨을 쉬며 다시 침대 위에 앉았다.

"휴우.......긴토키. 우선 설명 좀 해봐.
너 언제 애가 둘이나 생긴거야?"

그녀의 말에 두 명이 버럭 소리쳤다.

"아니거든요! 저런 백수에게서 이런 정상적인 아들이 나올리 없잖아요!" -신파치

"내가 할 말이다, 해! 기분 나쁘다, 해!" -카구라

"어.... 어이, 파치야? 카구라야?
그렇게 몰아붙이면 긴상 쇼크먹는다고?
이미 정신적인 쇼크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긴토키

그녀는 알았으니 다시 설명하라 말했고 겨우 대화가 이어...

"난 지금 해결사 일을 하고 있어.
워낙 돈을 잘 버는데다가
인기도 많아서 가게는 잘 되고있......" -긴토키

"잘 되긴 뭐가 잘돼, 이 양반아!!
내 월급 밀렸거든요, 긴상?!" -신파치

"맞다, 해!
긴쨩, 한 번도 월급 안줬다 해!" -카구라

"시끄러, 이것들아!
너희는 대신 우리집에 빌붙어 살잖아!" -긴토키

......질 뻔 했으나 시작부터 거짓말 연발.
그녀는 머리아픈 듯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눌러대며
됐으니까 소개나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신파치가 한숨을 쉬며 먼저 입을 열었다.

"저는 시무라 신파치 라고 해요.
아버지 도장 재건을 위해 일하고 있어요." -신파치

"카구라다, 해.
야토족이고, 누님이 말한 카무이의 동......
아무튼. 그녀석 어딨냐, 해?" -카구라

"잠깐잠깐잠깐 이야기가 다른데로 새잖아." -신파치

신파치가 카구라를 다그치자 그녀는 크게 웃어버렸다.

"푸핫......큭큭..... 너희 진짜 당돌하구나?
그래. 그래야 긴토키가 데리고 다니는 애들이 맞지."

"어이 (-). 그거 욕이야 칭찬이야?" -긴토키

"글쎄다. 근데. 어쩔거야?"

그녀의 질문에 긴토키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뭘?" -긴토키

그녀는 탁자위에 있던 과일 하나를 받아들고서 먹으며 말했다.

"나, 땡전 한 푼 없어. 병원비 못 갚아줘."

"누가 갚아달랬냐." -긴토키

"나는 빚지고는 못사는거 알잖아.
뭣보다 너 백수라며."

"아닙니다만-!! 이래뵈도 해결사라고?! 해결사 긴쨩이라고?!
넌 니 친구를 뭘로 보는 거냐! 앙?!" -긴토키

"일은 안하는 주제에 말만 드럽게 많은 천연파마 백수." -긴토키빼고 나머지 일동

신파치와 카구라는 이미 대충 예상한 듯 했다.
그녀는 좌절하는 긴토키를 보며 쿡쿡거리다가
이내 공격할 때와는 전혀 다른 환한 미소를 띠고서 말했다.

"긴토키."

"누구세요- 전 그저 일은 안하고 말만 드럽게 많은 썩어빠진 동태눈에
천연파마 백수입니다만- " -긴토키

"야, 야, 화 풀어라. 난 동태눈이라고는 안했다?"

긴토키는 한숨을 땅이 꺼져라 내쉬었고,
그녀는 그의 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도와줄까?"

"뭐?" -긴토키

"해결사 일, 돈버는 거. 도와줄까? 긴토키?"

그녀의 말에 긴토키는 눈을 번쩍 뜨더니 고개를 팍 들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두 손을 잡고선 화색을 띄었다.

우는 날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