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였더라..... 음......."
사람들 소리가 시끌시끌.
역시나. 해메이고 있다. 소고는 그런 그녀의 자존심이 상할까봐
이쪽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지 못했고, 그저 웃으며
툭 하고 한 마디를 내던졌다.
"이제 속이 좀 풀렸어요?" -소고
그 말이 찔린건지, 그녀는 다시 싸늘한 태도로 돌아왔다.
속마음이 그렇지 않아도, 꽤나 오래 그런식으로 지내왔으니
아직은 그 싸늘하고 퉁명스러운 태도를 취할 수 밖에.
"무슨 말이냐, 네 놈."
소고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답답해보여서 시원하게 검 좀 휘두르라고 대련해준건데." -소고
자신이 선심썼다는 듯한 그의 말투에 째려보면서도
완전히 맞춰서 조금은 당황한 듯 했다.
작게 쳇하고 혀를 차고선 소고와 눈을 마주한다.
"히지카타는 상대도 안되서 시시했으려나요?" -소고
"........누가 답답하다는거냐. 그것보다,"
그녀의 손이 어느덧 검 쪽에 가있다는 걸 알았고,
조금의 위화감이 들어 소고는 눈을 반쯤 감았다.
"히지카타 녀석의 이름은 어떻게 안거지?"
지나치게 경계한다.
그 누구도 믿으려 들지 않는다.
차라리 계속 그랬어야했는데. 가족들만. 소중한 이들만
믿는, 그런 사람으로 지내는게 나았을텐데.
그랬다면 지금의 당신이 여러 일로 울진 않았을텐데.
또 다시 뭣도 안 되는 후회를 하다가도 그는 아무일없다는 듯
태연하게 넘어갔다.
"제가 아는 사람중에 비슷한사람이있어서요.
동명이인인 것 같네요." -소고
그녀는 그런가...... 라며 중얼거리고는 손에서 힘을 빼었다.
소고는 그렇게 얼버무리며 그녀가 방향을 은근슬쩍 틀도록했다.
이곳의 지리는 지금의 그녀보다는 소고가 더 잘 알겠지.
"그나저나," -소고
소고는 뚱해있는 그녀를 불렀고,
(-)가 이쪽을 보자 두 개의 집게손가락으로 그녀의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좀 웃어봐요. 예쁜데 그렇게 차가운 표정만 지으면 아깝잖습니까." -소고
그러자, 아까까지만 해도 멍하던 그녀의 얼굴색이
점점 붉게 변하더니 그녀는 부끄러운 듯 소고의 팔을 쳐내었다.
"누....누가 예쁘다는거냐! 얕보는거야?!"
그렇게 말해봤자 그런 표정이면.....
소고는 알기 쉽다고 생각하며 키득하고 웃었다.
그녀는 먼저 앞장서가버렸고, 소고는 성큼성큼 걸어
그대로 손을 붙잡아 뒤로 끌어당겼다.
분한 표정을 짓는 그녀가 귀엽다는 듯 소고는 그녀의
머리를 꾹꾹 눌렀다.
"하지마!"
"듣자하니 제가 한두살 위이던데. 이름은 곤란하니...." -소고
소고는 이 시기의 누님의 나이는.....
이라고 생각하며 대충 어림짐작하고는 장난기 섞인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오빠 어떻습니까? 오빠."
" 시끄러워."
확 굳는 그녀의 표정에서는, 짜증보다는 당황이 엿보였다.
이런 말이 익숙하지 않다는 것쯤은 압니다.
그래서 더욱 놀리고 싶은겁니다.
아무리 좋은 상대라고 하더라도 조금은 괴롭히고 싶으니까요.
소고는 생각을 끝내고서, 이번에는 그녀의 손을 잡고
앞으로 이끌었다.
"하루 정도는 기분전환도 괜찮지 않겠어요?" -소고
마치 아이와도 같은 표정을 짓는 소고를 보던 그녀는,
자신이 아는 누군가와 겹쳐보인다는 생각에 잠시 멍하니 있었지만
"
.....하루 정도...."
먼저 손을 잡아와 준
그의 행동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완벽하게는 모르시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