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무이!!"
방문을 아예 부숴버리며 들어온 (-).
하지만 이것을 예상했다는 듯 카무이는 이미 문의 파편을
피하고서 창틀에 걸터앉은 채 턱을 괴었다.
바람이 살랑인 순간 눈을 뜨자 그녀가 카무이의 멱살을 잡고있었다.
"이렇게나 빠르면서 왜 그 힘을 쓰지 않는거야?" -카무이
그 말에 대답따윈 없이, 검을 바로 목에 들이댄다.
"왜 갑자기 에도를 공격하겠다는거냐, 카무이!
당장 배를 멈춰!!"
카무이는 그대로 손으로 검을 치웠다.
그리고는 그녀의 목을 한 손으로 쥐어 밀어넘어뜨렸다.
하지만 그녀 역시 카무이의 뒷목에 검을 들이댄 채였다.
어느 쪽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서 먼저 입을 연 것은 카무이.
"그럼 죽일거야." -카무이
그렇게 말하는 카무이에게 그녀는 오히려 가소롭다는 듯,
그리고 비웃듯 피식 웃었다.
".....하? 날? 그러시던지."
"아니, 검은 사무라이를." -카무이
신스케를? 그녀의 표정이 일순간 굳었다.
이 녀석은 나를 너무 잘 안다.
나 자신을 위협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있어.
나보다 강한 것들을 찾으면 될텐데. 어째서.
지금이라도 카무이를 베어버리려고 마음 먹었지만
순간 겹쳐보이는 어린 시절 그의 모습에 혀를 찬다.
"실은 그 녀석이 널 구해준거라는 걸 알잖아?" -카무이
알고있었다. 신스케가 다른 천인의 우두머리들에게서
나를 구하기 위해 얕게 찌른 뒤 마을로 흘러가도록 한 것도.
그리고 지금 나를 경계하는 것도. 나를 위한다는 것을.
하지만 인정하고 가까이 했다가는 이 녀석의 손에 의해 모두 위험해진다.
해결사도. 신센구미도. 나와 관련된 모든 이들이.
"왜.......!"
혼자는 싫어. 이제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아.
그렇게 바랐기에 모두가 위험해져버렸다.
타이치도 그걸 알았기에 그곳에 날 놔두지 않았던 거다.
카무이, 네 녀석도 날 지키려고 해. 하지만 방법이 잘못됐어.
"왜 지키는 걸 막는거냐고.....!"
나만 지켜져서 다른 이를 전부 상처입히는 것 따윈, 필요없다고.
잠시 뒤 들어온 야토들이 그녀의 팔과 다리에 쇠사슬을 묶어
밖으로 끌어내었다. 버티고, 오히려 쇠사슬을 도로 당기는
그녀를 보며 재미있다는 듯 보던 카무이는 이내 다리 한 쪽을
부러뜨린 뒤 평소와는 다른 날카로운 눈으로 말했다.
"지키는 건 지금 네 자리면 충분해." -카무이
"카무이.....!!"
"가둬." -카무이
찢어지는 목소리로 그 이름을 부르며,
걸을 수 없는 다리지만 팔로 바닥을 붙잡는다.
손톱이 깨져서 피가 흐르는 손. 그렇게 일으켜져 끌려가는 순간
눈물로 흐릿한 시야에 들어온 타카스기 신스케의 모습에
손을 뻗지만 이내 복도너머로 사라져버렸다.
감옥의 창살이, 앞을 막는다.
온 몸이 굳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