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이 끝난 뒤. 정확히 말하자면
어느정도 일이 끝나고 쉴 틈이 생긴 그 사이에,
호오즈키는 나스비의 방으로 향했다
나스비를 지키려던 것을 봐선 그녀가 무력으로
그들을 제압하고 도망칠 것 같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거울로 보았기에 더욱 잘 알고 있는 그였다 그러고보니 저번 조각의 보답으로 금어초 새끼 하나를 선물 했었죠.
그것도 볼 겸 호오즈키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문 앞에 다다른 그 순간, 방 안에서 금어초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호오즈키는 문을 쾅 열어제꼈다.
"우왁?!"
놀란건지 편히 앉아있던 그녀가 일어나서 어느새
구석에서 이쪽에 공격을 바로할 수 있는 자세를 취하고있었다.
호오즈키는 숨을 진정시키고서, 이내 말했다.
"지금의 소리는.....?" -호오즈키
그의 태도에 그녀는 다시 편안하게 앉더니 손으로 화분의 금어초를 가리켰다.
"소리도 낸다길래 예뻐해주면서 격려했더니 갑자기 운 것 뿐인...."
"훌륭합니다." -호오즈키.
".......네?"
갑자기 그렇게 말해오는 그에게 놀란 듯 하다.
호오즈키는 놀라서 다시 일어나 뒷걸음질하는
그녀의 두 손을 붙잡더니 눈을 마주하고선 말했다.
"얼마 자라지 않은 금어초에게서 그런 애매하게
기분 나쁜 최고의 울음소리를 내게하다니.
솔직히 말하면, 지금이라도 감격해서 울 것 같습니다." -호오즈키
"예....예?! 아니 것보다 손 좀 놓....고....."
그제서야 그는 정신을 차린건지, "실례했습니다."라며
손을 놓아준 뒤 말을 이어나갔다.
"제 2 보좌관만 아니었다면 금어초 관리사로
임명하고 싶을 정도라서 그만...." -호오즈키
"아... 그러세요...가 아니라 잠깐. 뭐라구요?!"
그녀는 적잖이 놀라며 허둥지둥 거렸고,
나스비도 신나서 그런 그녀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카라우리가 나스비를 끌어당겨 나오게하고,
호오즈키는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더니
그대로 잡고는 그 자리에 멈추어서서 자신과 눈을 마주하게 만들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저의 보좌 입니다.
염라대왕 제 1 보좌관의 보좌관인 셈이죠." -호오즈키
"재판이라면서 왜 갑자기 고용은...."
"불만이라도 있으신겁니까?" -호오즈키
"아뇨."
오니 중의 오니....!! 그녀는 본능적으로 입을 다물었다.
이 사람한테 괜히 잘못걸렸다간 뼈도 못 추스리겠구나.
"간단합니다. 서류정리나 심부름을 한다던가, 가끔씩 망자들을 잡는데 도움을 주거나, 그리고 제 금어초들을 관리하시면 됩니다. " -호오즈키
"...맨 마지막 일은 갑자기 추가된 것 같지만 아무 말 않는게 좋겠죠?"
"눈치도 빠르시군요. 다행입니다." -호오즈키
호오즈키는 그렇게 말한 뒤, 검 한 자루를 건네었다.
그녀가 이곳에서 처음 눈을 떴을 때 가지고 있던 것.
그것이 무슨 검인지 그는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 검의 의미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씁쓸함을 삼키며 호오즈키는 가볍게 목례를 하며 말했다.
"앞으로 당신의 상관이자 같은 오니로써,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 -호오즈키
"(-)......?"
"직속 상관이니, ~씨는 빼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무슨 문제라도?" -호오즈키
"제 이름.... 인거죠?"
그 말에 호오즈키는 티나지 않게 조금 인상을 썼다.
이렇게까지 씁쓸했던 적이, 대체 언제가 마지막이었을까.
"예. 저는 호오즈키 라고 합니다." -호오즈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미 경계를 풀고서
그 검을 소중히 받아든 채 씨익 웃어보이며 활기차게 인사할 뿐이다.
"예! 잘 부탁 드립니다, 호오즈키 님!"
그 얼굴에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등을 돌려 밖으로 향했다.
"자, 한 시가 바쁩니다. 어서 가도록 하죠." -호오즈키
"네- 그럼 나중에 봐 얘들아."
그렇게 말하며 카라우리와 나스비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나온다.
나스비의 머리카락을 보니,
거울 속에 비추어지던 은발의 한 남자가
그의 머리속에 떠올랐다.
그녀와 함께 삶을 거쳐왔으나, 정반대. 백수에 한심하던 그 남자.
그러나 검을 휘두를 때의 그 붉은 눈빛만은 실로 야차에 가까웠다.
"왜 그러세요?"
"아닙니다. 그 보다, 우선 저녁식사부터 하도록하죠." -호오즈키
하지만 기억을 되찾게 해주고 싶지는 않은 것은, 어째서일까.
염라대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