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너의 옆에 붙어있는.
아무것도 못 지킨 것도 모자라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녀석을 향해 던지려다 관두어 빚나간 술잔이
바로 옆의 벽에 부딪혀깨졌다.
쨍그랑하고 울려퍼지는 소리의 지금의 너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으로 이쪽을 본다.
"신스케......"
"나가라." -신스케
사라져라. 어차피 사라질거라면 지금 당장 사라져라.
대체 얼마나 더 나를 비참하게 만들 생각이냐.
부수는 것도, 지키는 것도 하지 못한 이 나를.
일부러 그 녀석들을 위해 버티지 말고 좀 편해져라, 제발.
여기서 도망쳐. 도망쳐서 이젠 네 안식을 찾으란말이다.
저런 바보 녀석을 위해 일부러 발걸음을 옮기며 다니지 말아라.
움직이는 것조차도 힘든 그 몸으로,
네 말마따나 정해진 시간을 허비하지 말아라, (-).
"신....."
"나가라고, 말했다, (-)...!!" -신스케
지금 나가라. 그 자식을 데리고 나가라.
그렇지 않으면 네 앞에서 그 녀석을 죽이게 될 것 같으니.
마지막이기에 너는 오늘 찾아왔겠지.
다른 녀석들에게도 다녀왔겠지.
아무것도 모른 채 있는 저 자식을 지금 당장 죽이고,
너를 데리고서 살릴 방법을 알아내야하는데.
너는 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살아도 평생 괴로울거라면 놓아주는게 맞는걸까.
"오냐, 나가주마." - 긴토키
꺼져라. 제발 좀 꺼져.
부족하다 생각되면 데려오겠다 말한 약속을 진작 지켜야했어.
너 같은 녀석에게 잠시나마 맡긴 내가 바보였다.
네 녀석은 쓸데없이 지키겠다면서 나서.
그리고 그런 널 지키려는 그녀는 상처투성이.
너는, 그녀를 빼고서 지켜왔던거나 마찬가지.
"닥쳐라, 겨우 참고있으니." -신스케
이가 바득바득 갈린다.
모든 것을 감추고서 혼자 앓아온 너.
그런 너에게, 내가 화가 나있다고 생각하나?
아니. 아니다. 지금의 나는,
".....다시는 오지 마라. 꼴도 보기 싫으니." -신스케
내 감정 때문에 너의 길을 가는 것을 붙잡을까봐.
"그래."
그 슬픈 미소마저 잊을까봐, 무서운거다.
"(-), 무슨......" -긴토키
"가자, 긴토키."
점점 멀어지는 너의 모습과,
작게나마 들려왔던 마지막 말에 주먹을 꽉 쥔다.
".......고마워. 신스케."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는 통로 밖으로 향했다.
꽉 진 손은 술잔의 파편으로 인해 피가 흘렀다.
바닥에 흩어진 파편에 떨어지는 것이 피인지 눈물인지.
"바보같은 녀석........" -신스케
이젠 알 수 있겠지.
연기를 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