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이게........"
터덜터덜 노을이 지는 에도의 거리를 걷는 나.
하늘이 노을빛으로 물들어 조금씩 무너져내려간다.
푸르던 하늘이 닫히고 드리우는 붉은구름.
'이거 원.'
신센구미는 몇몇 둔영을 지키는 보초나 대원을 제외하고 전부 출동 중이었다.
결국 헛걸음을 한 나는 다시 해결사로 향했다.
랄까, 아직 카부키쵸 거리에도 도착 못 했지만.
'짜증나니까 단 게 땡겨.'
나는 집에 가서 찹쌀떡 남은 것을 먹고 싶어져 발걸음을 더 빠르게 옮겼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노을이 드리운 거리에 생긴 그림자 사이로
검은색에 금색자수가 되어있는 제복을 입고서 분주하게 뛰는 사람들이 보였다.
신센구미다. 매우 바빠보였다.
"여~ 지미~"
뛰어다니던 야마자키에게 다가가며 나는
미소를 띤 채 손을 흔들어보였다.
혼비백산이던 그는 침착하게 꾸벅 인사를 하고 다시 난리부르스를 쳤다.
그렇게 야마자키가 큰일이라고만 말해주며 난리치던 그 때,
히지카타와 소고가 이쪽으로 왔다.
"어이, 일반인은 출입통제 잖아.
대체 이 녀석은 어디로 들어온거냐." -히지카타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저쪽 보초가 없는 쪽으로 온 것 같아요.
다들 바빠서 인력부족으로......." -야마자키
상황이 뭔가 심각해보였다. 자세히 생각해 보니
내가 이 거리에 들어선 뒤 부터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즉, 이곳은 출입통제 구역.
신센구미들이 떼거지(?)로 몰려있었다.
히지카타가 대원들과 이야기를 하는 듯 해서 옆에 있던 소고에게 물었다.
"무슨일이야, 소고?"
"아, 지금 이쪽 부근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얘기가 들어와서 찾아 수거중이에요.
요즘따라 테러가 좀 잦아서......" -소고
순간 드는 오싹한 생각. 그럴리가 없다. 아무리 양이지사라 해도 즈라가,
그가 민간인들이 사는 거리에까지 할리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속으로 조금 초조해했다.
"아무튼 그만 가는게 좋을거에요." -소고
그러니, 그를 믿기 위해서라도 내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아니. 나도 도와줄게.
이래뵈도 속도하난 빠르니까, 금방 찾을 수 있을거야."
내가 조금 진지하게 말하자 히지카타가 그 말을 듣고선
이쪽으로 와서는 딱잘라 말했다. 안돼. 라고.
"하아?! 도와준다는데 불만이냐?!
너보단 내가 더 빠르거든?!"
"시끄러, 임마!!
애초에 너같은 일반인을 전력으로 썼다간
나중에 상부에서 시말서 쓰라고 온다고!!" -히지카타
"누가 공짜래? 이것도 해결사 일이다.
돈받고 하면 만사오케이거든."
히지카타는 그래도 안된다며 계속해서 나와 실랑이를 벌였다.
그렇게 둘이 시끄럽게 떠드는 동안,
어느덧 폭탄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폭탄해체반이 그것들을 수거해갔다.
"이 근처엔 더 이상 없는건가......" -히지카타
"다행이네. 얼른 퇴근이나 하세요들.
댁들 전부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오겠어."
나는 주변을 한 번 훑어보다가 이제 가보겠다는 뜻으로 씨익 웃어보였다.
히지카타가 툴툴거리며 고개를 끄덕였고, 소고도 손을 짧게 흔들었다.
그렇게 다시 갈 길을 갔다.
어쩌면 조금은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