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더럽게 빠르네........" -긴토키

그렇게 긴토키가 다다른 끝에는, 어느 폐건물 하나가 있었다.
군데 군데 뚫린 천장으로는 빗물이 새어들어와 똑똑 떨어져내렸다.
어떠한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빗방울 소리와 심장의 고동소리만이 미치도록 크게만 들렸다.

'나 혼자서......설득할 수 있으려나.' -긴토키

한걸음 한걸음이 너무나도 무거웠다.
그 만큼 시간과 세월의 크기는 그렇게 쉽게 간과할 것이 아니었다.
너무나도 멀어져버린 사이를, 이미 끊어져버린 실을 다시 붙이기에는
너무나 오랜시간 떨어져있었기에.
언제나 그랬다. 언제나 후회할 때는 모든 것이 늦어버린 후였다.

"(-)!!" -긴토키

너의 이름을 외쳐본다. 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아.
마치 그 시절처럼. 언제나 내 앞에서 웃고있지만, 대답은 없는 너.
내 그리움이 만들어낸, 과거의 기억 속의 너.
이미 지나간 과거를 언제까지고 끌어안았던 걸까. 나는.

그렇게 건물의 한 가운데 쯤에 다다랐을 때,
코끝으로 미미한 피비린내가 느껴졌다.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그녀도, 행복한 결말도 아니었다.

"즈라.....?" -긴토키

그저 참혹하고 잔인한 진실 뿐이 기다리고 있을 뿐.

"즈라!!!" -긴토키

그녀는 있지 않았고, 복부에 붉은 꽃이 피어있는 카츠라가 쓰러져있었다.
왜 그가 여기있는 걸까. 바보같이. 표적이 되기 쉬운 그다.
온건파 양이지사 대부분을 이끄는 그니까. 그런데. 왜 하필 지금.

"즈라, 정신차려! 즈라!" -긴토키

처음엔 장난이라고. 장난이니까 금방이라도 일어나서
'즈라가 아니다 카츠라다' 라며 언제나처럼 말할 것만 같았다.
죽지는 않았지만 의식을 찾지 못했다.
차라리 장난이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제기랄.........." -긴토키

긴토키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목검 빼들고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더 이상은 봐줄 수 없어. 이제 여기서 끝내겠어." -긴토키

네가 멈추지 않겠다면. 내 손으로 너를 멈출 것이다.
너는 너무 많이 엇나갔어. 그것을 다시 맞춰주지 못할만큼
나와 너의 거리는 아직 멀기만하다. 하지만, 할 것이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그는 방안에 울려퍼지도록 크게 외쳤다.

"썩 나와, (-)!!!" -긴토키

그가 외치자 목소리에 살기가 묻어나는 듯 했다. 풀린 눈을 부릅뜨고서
매서운 눈매로 이를 으득 가는 그의 모습은, 다시 그 시절의 야차로 돌아간 듯 했다.
그렇게 그의 뒤로, 나타나는 검은 그림자.

".......미안해서 어쩌나." -???

그러자 반대쪽에서 나오는 삿갓을 쓴
검은색 유카타 차림의 한 사람
긴토키는 처음에 바로 달려들려 했었지만, 잠시 움직임을 멈추었다.
다르다. 무언가 달라. 그 녀석과는 무언가 다르다.
그녀는 저렇지 않다. 나와 정면으로 싸웠을 때도 저런 느낌이 아니었다.
슬픔이 묻어나는 느낌이, 전혀 없다.

"..........누구냐. 너." -긴토키

그 위화감에, 모든 것이 다시 고요함에 잠겨간다.

그리고 그 고요함을 파고드는 것은 빗소리와 고동소리. 그리고.....


심장이 터질 듯한 긴장감-




[Main Story : 비가 오는 날]
[To be continued...... ]




어느덧 야차의 포효처럼 천둥이 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