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내로 나가 택시를 잡아타고서 에도 중심부 쪽으로 향했다.
그쪽에 살 것들이 더 다양한것도 그런 것이였지만, 무엇보다도
"아, 저기 보이네."
신센구미 둔영에 가서 공짜로 인터넷을 쓰려는 수작.
긴토키가 돈 아낀답시고 휴대전화를 중고로 사줘서 인터넷기능도 없다.
그렇기에 pc방을 가거나 아니면 인터넷카페를 가거나
아니면 빌붙어서(?)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응?"
언제나 문 앞에 있던 보초가 보이질 않았다.
생각해보니 지금은 이른 아침.
아마 오전 수련이니 뭐니 하면서
다들 뒷마당에서 검이나 휘두르고 있겠지.
'그냥 들어가도 되겠지?'
나는 대문을 지나 뒷뜰로 돌아서 갔다.
아침부터 우렁차게 울려대는 기합소리.
익숙한 히지카타의 짜증과 호통, 그리고 소고의 땡땡이.
단상 위에서 대원들을 훈련시키고 있는
히지카타의 뒤로 눈치채지 못하게 슬금슬금 다가갔다.
"어이! 거기 힘을 더 팍팍 실어서 휘두르란 말이다!" -히지카타
그리고는 부하들을 향해
소리치는 그를 그대로 뒷통수를 쳐 단상에서 엎어지게 했다.
그가 넘어지자 대원들이 부들부들 떨며 애써 웃음을 참고 있었다.
"이야~ 이거이거,
천하의 부장도 기습은 무리인가?
하여간 너.... 푸하핫....!"
히지카타는 먼지투성이가 된 채 자리에서 일어나
짜증실린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안면근육이 조금씩 뒤틀리는 표정.
........어라. 뭐랄까 좀 잘못건드린 것 같은....
"너....너 이자식........." -히지카타
"어래? 설마 지금 일반인을 치겠다는 겁니까?
또 시말서 쓰려고?"
얼마 전 양이지사들에게 내가 말려들어 다치게 한 것에 대한
전적 때문에 시말서라는 것의 무서움을 느꼈던
히지카타는 겨우 화를 죽였다.
땡땡이치고 툇마루에서 자고있던 소고가 이쪽으로 와선 말했다.
"무슨 일이에요?" -소고
"아, 잠깐 컴퓨터 좀 쓸까해서."
"그럼 조용히 쓰고 가지 왜 이 난리야! 애초에 왜 여기로 오는건데!
여기는 신센구미다! pc방이 아니란 말이다!" -히지카타
"네, 네, 죄송죄송."
나는 대충 말하며 밝은 표정으로 야마자키에게 물어 정보실로 향했다.
히지카타가 마구 열을 내자
소고는 안되겠다 싶어 바주카를 치켜들었다.
"하여간.....저 검둥이 자식,
오늘이 뭔 날인지는 아는거야?" -히지카타
"글쎄요. 아무튼 히지카타씨는 단 거 못드시잖아요." -소고
"뭐. 어쩌라고." -히지카타
뭔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둘의 티격대는 소리를
뒤로 하고서 정보실로 들어갔다.
야마자키를 돌려보내고서 노트북 앞에 앉았다.
주변에는 책장 같은 서랍장에 갖가지 자료들과 서류 등이 있었다.
처음 에도에 와서 친구들을 찾으려고 침입했던
정보실과는 다른 곳인 듯 했다.
"어디........"
그렇게 종이에 끄적거리고 마우스를 클릭하기를 반복하며
초콜릿 만드는 법을 찾던 나는 떠올렸다.
"아.....!"
그냥 복사, 붙여넣기 해서 프린트로 뽑을 걸.
괜히 손으로 적었다는 생각에
열이 받아 마저 끝내고서 노트북을 끈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나저나 정말 많네."
나는 잠시 멍하니 꽂혀있는 서류들을 보다가
양이지사 관련이라고 적힌 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저기에 나도 있겠지..... 나는 이내 한숨쉬며 신센구미 둔영을
나와 시내를 돌아다니며 재료들을 샀다.
'누구누구 줘야되지?'
손가락으로 수를 꼽으며 필요한 재료를 사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 물론 점심 반찬거리도 샀다.
그렇게 집으로 들어가려고 현관문을 끼익 열고 들어가
신발장을 넘어서 안쪽 미는 식의
문을 한 번 더 열었다.
어깨에 매고서 집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