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른 소방차 더 불러!" -히지카타

"무리에요! 이 거리에 전부 들어오기엔
소방차가 너무 커요!" -야마자키

"젠장......그럼 우선 안에 있는
사람들이라도 구하러 들어가!" -히지카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카부키쵸는 아니지만 그 근처에 있는 거리라서
바람이라도 불었다간 불이 옮겨붙을 판이었다.
방화? 아니면 사고? 그 누구도 이유는 모른 채
고립된 사람들을
구조하는 것과 화재진압에 정신이 없었다.
즉, 절대적으로 인력이 부족했다.

"어이, (-)! 뭣하고 있어!
들어가서 도우란 말 안들리나! 어이!" -히지카타

그렇기에, 멍하니 있는 그녀를 부르는 히지카타.
평소같으면 그대로 그의ㅈ머리를 검집으로 후려친 뒤
당장 들어가서 사람들을 구해와야 했을 그녀가, 이상했다.
소고랑 카구라가 그녀의 옆으로 와 그녀를 불렀다.

"그렇게 소리치지마십쇼 히지카타씨-
왜 그러세요, 누님?" -소고

"누님, 왜 그러냐 해?" -카구라

초점이 풀린 눈으로 멍하니 서서는 불타들어가는 것들을 보고있었다.
마치 진짜 굳어버리기라도 한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표정은 놀람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것이 담겨있었다.
그녀가 잘 가지지 않는 감정인,

두려움-

"(-), 너 물은 몰라도 불은 괜찮지않아?" -긴토키

긴토키는 그녀가 천인이라는 것,
그리고 물에 약하다는 걸 알고있다.
하지만 그녀가 불에 약하다고 한 적은 없었다.
자신의 입으로 돌연변이라 했던 그녀였다.
그럼 대체 뭐가 그녀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걸까.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기에 긴토키도 당황하긴 마찬가지.

"누님? 누님 정신 차려라, 해!" -카구라

보다못한 카구라가 그녀의 볼을 번갈아서 쳐대기 시작했다.
싸다구까진 아니었지만 작게 짝 소리가 계속 났다.

"어이어이, 그러다 나중에 혼난다." -긴토키

"그런 말을 하는게 아니잖아요!!
긴상, 말려야죠! 뭐하는거에요, 예?!" -신파치

아무런 미동도 없다. 결국 그녀는 제외하고서
다른 신센구미와 소방관들이 구출작업과 소방작업에 나섰다.
긴토키만이 그녀 옆을 지켰다.

"괜찮은거냐? 대체 왜그래!" -긴토키

그렇게 아무리 흔들어대고 줄곧 같은 표정,
같은 반응이던 그녀가 그제서야 입술을 달싹였다.

"불이........."

"그래! 불이 났어. 그래서 왜 그래!" -긴토키

그녀는 긴토키의 옷자락을 꽉 쥐었다.
그리고는 아랫입술을 질근 깨물고서
눈을 딱 감고 자리에서 벌떡일어났다.
속으로 그녀는 또 무언가를 떠올렸다.

'젠장........'

머릿속에 지나가는 불길에 휩싸인 집안.
그리고 연기가 되어 흩어지는 유키의 얼굴.
목을 죄어오는 듯한 저 연기.

「살아남아. 꼭 살아남아.」

「더....지켜주고 싶었는데.....
넌 나와 너무나 닮았으니까.......」


유키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계속해서 맴돌았다.
도와줘. 도와줘요, 유키.
제발 이 몸이 움직이게 해달란 말이야.
더 이상 당신처럼 저 불에 무언가를 잃고 싶지 않아.
제발. 제발 움직여라. 움직여!

'이건 그저 비슷한 상황일 뿐이라는 걸 아는데......
근데 그 날이 생각나서.... 몸이 안움직여.........!'

그렇게 혼자서 멍하니 있으며
복잡한 생각들과 기억을 떠올리는
그녀를 긴토키가 불러 깨웠다.

"(-)........!" -긴토키

그의 목소리에 이끌려나오듯 깬 그녀는 심호흡을 하고선
진정한 뒤 다시 대답했다.
움직이자. 우선 구하자. 나는 불에 죽지 않아.
화재 진압 시 뿌리는 물만 조심하면 되잖아.
그녀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

"..............괜찮아. 미안해."

그리고는 곧장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러 뛰어가버렸다.
긴토키는 차마 더 이상은 왜그러는지 물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아랫입술을 질근 깨문 그녀의 입술에선 피가 나고 있었으니까.
그정도로 무언가를 두려워했고,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너무나도 아파서, 자신을 부숴서라도 벗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해결사! 농땡이 부리지 말고 도와!" -히지카타

"내가 알아서 할거니까
소리지르지 말라고, 빌어먹을 오오구시가!" -긴토키

그녀는 옆에서 물 나르는 걸 돕거나 부상자들을 돌보는 걸 도왔다.
절대 불 근처에 가려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돕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

그러던 그 때, 그녀는 부상자들을 돌보다가 이미 화재른 진압해서
전부 잿더미가 되버린 건물사이에서 무언가를 보았다.

"저건....."

뭐지?

어긋난 손끝(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