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
손잡이가 붉게 물들어버린 칼의 손잡이를 쥔 이 손의 손등으로,
흐르는 땀과 볼에 묻은 피를 닦아낸다.
별 일 없이 조용하고 고요하던 거리는, 비명소리와 피에 파묻혀버렸다.
"서두르자."
"어서 타, (-)!" -긴토키
나는 긴토키를 보다가 발목을 이리저리 돌리며 풀었다.
긴토키는 그런 날 보며 미간을 조금 좁혔다.
"아마 테러로 차를 타고가면 길 막혀서 늦을 거야.
오히려 나는 달리는게 더 빨라."
"................" -긴토키
나를 찌니려보는 긴토키를 보며,
나는 피식 웃고는 그저 달릴 준비를 했다.
"하고 싶은 말은 많다는 표정을 하고선, 참고있는거야?"
"알면. 모처럼 허락해줬으니까 다치지나 말라고." -긴토키
"네에, 네에."
긴토키는 차에 올라탄 뒤에도 창문을 내려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언제나처럼 씨익 웃어보이고서 옆의 담을 박차고 올라가
지붕위로 올라간 뒤 폭발이 일어난 방향으로 달렸다.
'나중에 의뢰비 제대로 받아내기 전까지, 무사해야 된다.'
최고속도로 달리자, 다리가 조금 저려온다. 오랜만이다 이 느낌은.
그 누구의 눈도 신경쓰지 않고 달릴 수 있는 건
지금이 동이 트지 않은 새벽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지.
"후우....... 대략 15분 거리려나."
아마 내일이면 걷기도 힘들 만큼 다리가 저릴 것 같다.
아무리 내 속도가 빨라도, 오래 달리면 역시 체력이.....
하지만 어떻게든 빨리 가야해. 순간적인 속도를 내는것과
그 속도를 유지하는 것의 차이는 크다.
"(-)!!" -긴토키
뭐야. 생각보다 금방 쫓아왔잖아?
지붕 아래로 힐끔 보자 달리고 있는 순찰차 한 대가 보였다.
달리는 차의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서 확성기로 외치는 익숙한 은발 천연파.....잠깐만.
"운전은 어쩌고?!"
"신파치가 하고 있으니까 걱정말고 넌 달려!!" -긴토키
"너 같으면 걱정이 안되겠냐, 요녀석아!! 당장 운전수 바꿔!!"
"들었냐, 파치야? 속도를 올려라." -긴토키
"야-!!"
나는 긴토키에게 신경을 쓰다가 앞에 튀어나온 안테나에
맞을 뻔했고, 긴토키가 괜찮냐며 소리치자 소리를 빼액 지르고
그대로 그를 무시하고서 병원으로 달렸다.
다리가 슬슬 아파온다. 먼저 도착한 자들이 보인다.
다 왔구나. 다행이다, 한계에 다다르기 전에 도착해서.
"(-)씨!" -야마자키
"상황 보고해, 당장!! 인명피해는?!"
"불길을 진압하는것과 환자구출이 우선인데.....
안에서 아마 대장과 다른 대원들은 양이지사와 전투,
저희는 불길 진압 중으로......" -야마자키
"내가 들어간다. 내가 내보내는 환자들, 즉시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
"조심하세요.....!" -야마자키
나는 야마자키가 건네는 물에 젖은 천을 두르고서
불길 속으로 들어갔다. 양이지사쪽은 소고에게 맞기고,
우선 환자와 병원 안의
사람들을 대피시켜야겠어.
앞으로. 5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