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원래 몸으로 돌아가는군." -긴토키
"하하.... 그래도 용케 잘 참았네."
"참긴 뭘 참냐. 이 긴상이 성인군자인 것 뿐이라고." -신스케
"네 녀석같은 녀석이 성인군자의 기준이었다면
이 세상이 이토록 썩어빠지진 않았겠지." -긴토키
"돌아오면 반대쪽 눈도 도려내주마, 요녀석아." -신스케
친구라고 말했을 때 선뜻 대답하지 못했던 건
어쩌면 또다시 이어질 지금의 상황을 예상해서였을까.
배에 가는데에도 끊이질 않는다.
그 때 눈에 들어오는 중간 크기 정도의 배 한 척.
혹시 해독제를 가져온 배가 저거인가.
"타츠마, 배 저거 맞지?"
내가 가리킨 배를 보는 그는 즈라의
긴머리카락이 불편한건지 자를까 고민하는 듯 했다.
그거 네 머리 아니잖습니까 이 놈아.
한숨 내쉬던 나는, 어느새 내 양 옆이 조용하다는 것을 알았다.
뭐야. 왜 갑자기 싸우던 걸 멈춘거지?
"........긴토키? 신스케?"
둘의 시선은 같은 곳을 향해있었지만 그 느낌에는
미묘한 차이가 엿보였다.
번거롭게 됬다고 생각하는 듯한 붉은색의 눈과.
짜증내는 듯한 녹색의 눈.
즉, 신스케는 번거롭다고 긴토키는 짜증난다고 생각 중이겠지.
나도 이내 고개를 들어 앞을 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그 시선의 이유를 알아채고서
슬그머니 뒤쪽으로 향했다.
"어딜가는거냐, (-)." -긴토키
"나 찾지마. 이 이상 귀찮은건 절대 사양-"
나는 후다닥 돌아서 가 무츠와 접선(?)한 후 약을 받았다.
얼른 애들한테 가져가야지. 타츠마와 즈라는 이미 돌아왔다.
저 둘이 싸우는 거 말리는 동안 그랬다나.
그래. 그래서 너희들 먼저 가버린 건 상관없이.근데 어쩌지.
"여기서 뭐해?" -카무이
더욱 큰 문제가,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 정도가 아니라
아예 가루로 만들 작정인것 같아.
"(-)." -카무이
"역시 너 였냐-!!"
내 비명소리에 긴토키와 신스케가 이쪽으로 오고있었다.
역시나 잘못본 게 아니었다.
귀병대의 배와 하루사메의 배였어. 크기는 중형이었지만.
신스케를 마중나온 건 알겠는데 왜 카무이까지?!
"이건 뭐야?" -카무이
"그... 그거 갖다줘야 하는......!"
그 순간 파삭하는 소리가 나더니 바닥에 투둑 둥근 원을 그리며
약이 떨어졌다. 깨진 병을 바닥에 떨어뜨리고선
콰직 밟아놓고는 해맑게 웃고있는 카무이.
"엣, 미안. 나 이외의 녀석에게 준다고 해서." -카무이
순간 뚝하고 끊기는 소리가 난 듯한 착각이 들었다.
"
무슨 짓이냐 요녀석아-!!" -신스케, (-)
내가 소리치고 있자 긴토키와 신스케가 검을 들고서
이쪽으로 곧바로 달려들었다.
카무이는 즐겁다는 듯 웃으며 우산으로 검을 막았고,
내가 다칠까 나를 뒤로 살짝 밀어내었다.
2대 1이어도 안 밀린다. 무서운 녀석.....
아. 서로 몸이 익숙치 않아서 그런걸지도.
"너 때문에 못돌아가게 생겼잖냐. 엉? 어쩔거야. 어쩔거냐고, 요녀석아
-!" -신스케
그의 말투에 위화감을 느낀건지 카무이는 내 옆쪽으로 오더니
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쟤 누구야? 내가 아는 녀석이 아닌...." -카무이
"이쪽이다." -긴토키
챙하는 소리와 함께 신스케의 검이 사이를 갈라놓는다.
하마터면 머리카락이 잘릴 뻔했네. 나 말고 카무이가.
그렇게 긴토키와 신스케는 정말 죽일듯이 날뛰었고
중간중간 둘이 싸우기도 했다. 자기 몸 혹사시킨다고
시위하는겁니까? 네?
"이대론 끝나질 않겠군..... "
나는 검을 들었다. 검집에서 빼지 않은 상태로 손에 쥔 뒤,
그대로 뛰어들어 카무이의 옷깃에 검을 걸었다.
그리고 온 힘을 다해 던졌고 역시 그는 별 무리 없이 착지 했다.
그래도 이 정도 거리며 되겠지.
"진정해 . 혹시 몰라 내가 여러개로 나누어 놨어."
나는 두 사람에게 약을 던져주었다.
실은 무츠가 여러개로 나뉘어놓았었지만.
하나면 저 둘은 분명 또 싸우다가 깨먹었을터.
아무래도 카무이를 이대로 두다간 심심하다며
저 둘과 논답시고 치고박고 싸울게 뻔했기에,
나는 카무이를 질질 끌어 배로 향했다.
"어디 가, (-)!" -긴토키
"확실히 둘 다 돌아온 모양이네.
거기. 너도 꾸물대지말고 얼른 와 신스케."
"쯧......." -신스케
신스케는 내 옆을 지나치며 카무이를 슬쩍
째려보고는 먼저 배로 들어가버렸다.
역시 원래 신스케가 째려보는게 더 섬뜩하구나.
나를 따라오며 입을 열려는 긴토키에게 손가락을 뻗어
가리키며 단호하게 말했다.
"저녁 때 갈테니까, 기다려."
"너 지금 무슨 소리 지껄이고있는거냐. 엉?
당연히 이 긴상이랑 가는게 맞잖냐." -긴토키
나는 긴토키에게 봉투하나를 던져주었다.
긴토키는 그것을 받더니 봉투에 들어있는 돈과
문 수리 및 집세라고 적어놓은 쪽지를 보았다.
사실 문 수리비는 신스케가 준거지만 말했다간 난리치겠지.
"분명 모두 긴토키를 기다릴 테니까."
내가 웃으며 말해보이자 긴토키는 약간 구겨진 표정으로
아주 작개 고갯짓을 했다. 역시 남자는 커도 아라더니....
"가는 길에 선물도 사갈게."
"당연하지. 적어도 오늘 안에는 와." -긴토키
"압니다, 알아요~"
알기는 무슨.
"........약속이다." -긴토키
네 그 표정을 보고서도 안다고 말해버렸다.
끌려가는 카무이는 내 표정을 보고는 긴토키를 보다가
이내 자신의 발로 배로 향했다.
알기는 무슨.
또 다시 난, 네 손을 나 자신도
모르게 뿌리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