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기껏 치료해줬더니만 또 다치려고?"

"그저 잠 좀 잤을 뿐입니다." -소고

누님은 재미있다는 듯이 웃고있었다.
그저 단순한 대련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나는, 과연 과거의 누님을 얼마나 따라잡았을까.
그것을 확인해보고 싶다고 줄 곧 생각해왔으니까.

"이왕이면 전력으로 부탁드립니다." -소고

그런 기회가 생각보다 일찍 온 것 뿐이다.
누님은 알겠다는 듯 바로 검을 바로잡았다.
역시나. 당신은 또 다시 그런 표정을 짓습니다.
대련에 흥미있어 하기 보다는, 걱정. 불안함이 담겼습니다.
당신의 힘이 나를 상처입힐까봐 두렵나요?

"........망설이나요?" -소고

"누가 망설인다는거냐. 잔말말고 덤벼."

그 말과 동시에 뛰어들어 검을 내리쳐도, 역시 예상대로 막아버린다.
마음이 망설여도, 몸이 알아서 막는다.
그 만큼 경험의 차이라는 것이 있다는 거겠지.
나보다 더 어린 나이부터 검을 잡았고, 누군가를 죽여왔다.
그 만큼, 우는 날도 많았겠지.

"이거봐라? 너 어디서 검 잡다 왔냐?"

"......사랑과 정의와 평화를 위해?" -소고

"푸핫, 농담도 정도껏 해."

"역시 이건 좀 그랬나요." -소고

즐거워보인다. 웃고있다.
검의 마찰음과 몸을 움직이는 것에 웃고있다.
그 누구보다 활기차보인다. 즐거워보인다.

"조금 더 약하게........"

하지만 속은 슬퍼보인다. 울고있다.
자신의 힘과 속도가 나를 몰아붙이는 것에 화내고 있다.
어떻게든 자신을 눌러담으려 필사적이다.
힘들어도 참고 울고싶어도 안 울다니 캔디증후군입니까.
당신이란 사람은, 이곳에선 해소할 곳도 없겠죠.
다른 애매모호한 상대는 더욱 짜증만 날 뿐일테니.

"조금 더 강하게 하셔도 좋습니다." -소고

전부 받아내보이겠습니다.
당신이 짊어져왔던 것의 절반. 아니 그것보다 더 적거나 많더라도
얼마든지 받아내보이겠습니다.
그 정도는 해야 당신에게 한 걸음 더 가까워질테니까요.
다른 떨거지들보다도, 먼저.

"더 강하게....라."

내 말에 눈빛이 일순간 변했고,
언제 발을 움직인건지 어느 덧 내 위로 뛰어올라
검을 치켜들고 있었다.

"용기와 만용의 차이를 알게 해주지."

내리치는 검의 묵직함에, 양손으로 검을 쥐고서 막았다.
그 묵직함이 빠른 속도로 몇 번이고 파고든다.
이런 힘을 실었는데도 저 속도라니.
조금 놀랐지만 그에 응하듯 검을 쥔 손에 힘을 실었다.

"호오......."

더 이상 누님은 지나친 힘조절을 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현재 성인인 누님의 정도.
누님은 언제나 힘조절을 하고 계시긴 하지만.....
웬지 모르게 즐거워보이는 지금의 누님의 모습에
나도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윽.......!" -소고

하지만 속도의 차이가 내가 알던 것의 몇 배였고,
어느 순간 왼쪽 팔이 조금 베여 붉은 피가 튀었다.
그걸 보고서 곤도 씨가 누님을 말렸고,
누님도 놀라서는 매우 빠른 속도로 내 앞까지 왔다.

"상처가....! 괜찮아?!"

아까까지만 해도 볼 수 없었던 당황스러울 얼굴만 봐도,
지금의 누님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다.
어쩌지. 나 때문에 다쳤다. 힘조절도 못해버렸어.
한심해. 미안해. 얼굴로 말을 하는 것 같아 나는 짧게 웃었다.

"이야.... 역시 강하시군요, 누님은." -소고

"언제 봤다고 누님이냐. 것보다, 그 팔......."

깊지 않은 상처다. 조금만 피하는게 늦었으면 더 깊게 베였을 것이다.
아프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닥 깊진 않지만, 아파?"

"괜찮습니다. 뭐, 약 좀 바르고 붕대 좀 감아 지혈하면....." -소고

뭐, 이건 현재로 돌아가서 누님에게 잔뜩 보상받도록 하죠.
그렇게 생각하며 찢어진 옷을 보고 멍하니 있는 내 손을
잡아 이끌어 단숨에 일으키는 (-) 누님의 행동에
눈을 조금 크게떴다.

"일단,"

그리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옷 소매를
부욱 찢고는 내 팔에 감았다.

"지혈은 이걸로. 곤도 씨, 지금 약 떨어졌으니까
이 녀석 데리고 시장에 좀 갔다올게요."

내 손을 잡은 채로 이끌고 나가는 그녀를 말리려고 했지만,

"어이, (-). 너 혼자 가도...." -곤도

빠른 속도로 뛰기 시작하는 바람에 말리지 못했다.

"다녀오겠습니다!"

"(-)! 저 바보가....! 기다려! 어이!" -히지카타



그도 그럴것이,


지금 이 시기 쯤의 누님은


'예전에는 늘 나랑 갔었지.......' -소고



아직 여기 지리, 완벽하게는 모르시잖아요.

씨익 미소짓는 그녀와는 다른 표정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