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스기.....!" -카츠라

"남의 집 문을 멋대로 부수고 오는 녀석이
너 말고 또 누가 있겠냐고 생각은 했다만은......" -긴토키

그의 눈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맛이 가있었다.
동공이 열린 채 소리없이 눈동자만을 굴려 무언가를 찾는다.
다들 긴장하던 그 상황 속에 그가 내뱉은 말에 들어있는
익숙한 이름.

"그것보다, (-), 어디있는거지?" -신스케

그 이름에 다들 한 발짝 물러나자 그녀가 어색하게 웃고있었다.

"하.... 하하하......"

천천히 다가오는 그녀의 팔을 재빠르게 잡아
잃은 것을 되찾은 사람마냥 와락 끌어안는다.
놀라서 둘 다 굳어있고 타츠마만이 상황을 몰라 웃었다.

"(-)......!!" -신스케

신스케는 괜찮냐며 이리저리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
멀쩡하다는 것에 의아함을 느끼고서 그녀와 눈을 마주하자,
시선을 피하며 웅얼거린다.

"미안...... 그... 그러니까....."

신스케는 이내, 한숨을 내쉬며 약하게 꿀밤을 먹였다.

"......그런 농담을 다시 한 번 했다간 정말
족쇄라도 채워놓을테니, 그리 알아라." -신스케

응? 좀 이상한 말 들어있지 않았어?
그것도 잠시 다들 어리둥절해있자 그녀는 주머니를 뒤적여
사진하나를 꺼내어 세 사람에게 보여주었다.

"실은..... 이거."

사진을 보자 모두가 다시한 번 굳었다.
아, 신스케는 한쪽에서 창문을 열고서 곰방대의 연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하여 한 대 피우고 있었지만.
사진에 있는 것은 다쳐 쓰러진 그녀와,
야토의 것으로 추정되는 우산의 총구.

"이런 걸로 불러냈던거냐?! 랄까 이거 카구라잖아!!" -긴토키

"아, 그게 카구라가- '누님, 긴쨩 생일 때 역할극하고싶다, 해'
라길래 처음에 하려다가 안경이 말려서 무산됬어.
그래서 그 중 하나를 건져왔- "

"장난의 질이 나쁘다는거다, (-)." -신스케

신스케는 그녀의 머리를 손으로 푹 눌렀다.
그대로 쓰다듬던 것도 잠시, 이내 그대로 문쪽으로 향한다.
랄까, 이젠 문도 아니게 되어버렸지만.

"이 이상 있을 이유도 없고," -신스케

지나치는 순간 긴토키와 카츠라를 째려보고는
한숨짓듯 한마디를 내뱉는 그다.

"딱히 있고싶지도 않으니." -신스케

그렇게 그가 현관을 나서려던 순간,
쾅하는 소리와 함께 찌끄러져버린 현관문이 닫혀버렸다.
찌그러진 현관문도 닫을 힘의 소유자.
동시에, 복도를 눈 깜짝할 새에 지날 수 있는 속도가 있는 자는
이곳에서 단 한 명 뿐이었다.

"아무리 너라도, 쿠로족의 속도는 못이긴답니다 신스케 군~"

신스케는 한숨지으며 그녀를 스윽 내려다보았다.
얼마나 많은 잔소리가 저 안에 포함되어 있을지는
알 수가 없었기에 그녀는 또 다시 어정쩡하게 웃었다.

"잘못했어.... 그래도 친구 생일인데....."

그 말에 저 뒤쪽에 있는 긴토키도 같이 욱한 듯 하다.

"누가 친구라는거냐." -신스케

"동감이다. 냉큼 꺼져." -긴토키

예상하던 사태였지만 그래도 유혈사태까진 아니네. 응.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다가 한숨을 땅이 꺼져라 내쉬었다.
그러자 다들 이쪽을 보았고 그녀는 잔뜩 침울한 표정으로
나지막히 읊조렸다.

"..........니 들 내 생일이었어도 이랬겠네."

그 말에 다들 움찔했다.
그렇게 조금 누그러든것이 보이자 그녀는 겉으로는 침울했지만
속으로는 일명 '계획대로' 미소를 씨익 짓고 있었다.

"안주랑 술도 직접 준비했는데... 너무해...."

신스케는 그녀와 안쪽의 셋을 번갈아보다가 한숨짓더니
다시 안으로 향했다. 가라고 쉭쉭 손을 흔들어대는
긴토키를 불쾌하다는 듯이 째려보기는 했지만.

"나는 네 녀석이 아니라 (-) 때문에 어울려주는 것 뿐이다." -신스케

"그건 이 쪽이 할 말이라고, 중2병환자나으리." -긴토키

"당뇨로 곱게 뒈져라, 빌어먹을 천연파마 녀석....쯧." -신스케

화해따윈 바라지도 않았다 얌전히 있어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는 그녀.
아무 생각없이 그저 동창회라며
웃는 타츠마. 신스케 눈치를 살피면서도 먼저 안주를 집어먹는 카츠라.
그리고, 아직도 경계하는 둘 사이에서 술잔을 따르는 그녀다.

"자, 그럼......"

그리고 다시 그 때와 같이,

"건배-!!"

그의 생일에 건배를-
싸늘한 녹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