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는." -신스케
그녀의 수술이 끝난 뒤.
침대에 잠들어 있는 그녀의 앞에 앉아 그저 고개를 숙인 채
의사에게 상태를 묻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다, 나는.
"왼쪽 다리에 둘, 오른쪽 허벅지에 하나,
복부와 옆구리에 넷........
그리고 기타 찰과상과 피로.......
살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천인이라 그런건지도 모르지만, 꽤나 위험했습니다." -의사
".......알았다. 나가." -신스케
"피곤해보이는데 쉬시는 게......." -의사
"나가라고, 말했다.....!" -신스케
의사가 나가고 난 뒤. 병실 안에는 그저 심장박동기의
규칙적인 소음만 이따금씩 울려퍼질 뿐이었다.
아까보다 꽤나 많이 안정된 모습이지만, 아직은 힘들겠지.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따뜻하다.
'의지(依支)라고..... 말했나, (-).' -신스케
의지라. 확실히 나는 그런 것은 잘 모를지도 몰라.
더군다나 그 상대가 너라면, 더더욱 알 수 없을 것이다.
네가 말하는 그 의지라는 것은. 어떠한 의미지?
내가 너에게 조금은 기대주기를, 맡겨주기를 바라는거냐?
나는 달라. 몇 번이고 너에게 의지해왔지만,
결국 나는 내 손으로 널 죽일 수 밖엔 없었다.
또다시 되풀이 하고 싶지않아서. 그래서.
'그럼 널 지키겠다는 내 의지(意志)는.....
어떻게 지켜내라는 말이냐.......' -신스케
그래서 어쩌면 나도 모르게 널 밀어낸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는 언제고 다시 내 옆으로 다가와.
그 이유를 알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거냐.
친구라서? 아니면 이성으로서? 둘 중 하나로 답을 알려줘.
설령 네 대답이 전자일지라도, 다시는 널 놓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이대로는 흐려진 내 의지를 바로잡긴 글렀어.
그 모호한 경계선에서 벗어나, 딱 자리잡는다면.
네가 날 어떻게 생각할지라도 나는
흔들리는 이 의지를 바로잡을 수 있겠지.
"(-)..........." -신스케
그렇게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손을 잡아주다가
내 옷에 묻은 피가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다.
신경쓰지 않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넘겨주려던 그 때,
"병원에선, 조용히 해야한다고 배웠을텐데." -신스케
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내 옆에서 이를 으득하고
가는 분노에 찬 소리가 들려왔다.
".....긴토키." -신스케
역시. 이럴 줄 알았으면,
"타카스기......" -긴토키
병원으로 오는게 아니라
선내 의무실에서 의사를 부를 걸 그랬나.
신스케는 달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