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vps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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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괜찮은거냐! 발목도 아직 성치
않을텐데 무슨.......!
어이, 오오구시! 내가 잡아놓으라 했잖아!" -긴토키

"애초에 네녀석이 빨리 처리했으면
됬잖냐, 해결사 네 녀석이!!" -히지카타

그녀는 피식 웃고서 긴토키의 품에 안긴 채
타이치를 스윽 보았다.

"긴토키. 저 녀석 옆에 나 좀 내려줘."

긴토키는 아무말없이 그녀를 내려주었고,
바닥에 주저앉은 채 그녀는
하얀 눈과 그 위를 물들이는 검은 사내를 번갈아보았다.
타이치는 멍하니 하늘을 보다가 입을 열었다.

"하얀 것도......나쁘지는 않군......." -타이치

약간 옅게 그의 얼굴에 드리운 미소.
그녀가 입을 열려하자 타이치가 그 말을 자르고서 먼저 말했다.

"왜 죽였냐고 묻고싶은거냐." -타이치

"................."

그녀는 소리없이, 그저 서서히 검은연기가 되어
흩어져가는 그를 보고있을 뿐이었다.
그녀의 눈에는 한치의 동정도, 슬픔도 담겨있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자신 앞의 그자가 가르쳐준 데로,
애써 감정을 죽이는 걸지도 모르겠다.

".....우리 종족의 상징이 어쩌다
검은 여우가되었는지 아나." -타이치

그건 그녀도 모르던 사실.
너무나도 어렸던 그녀에겐 그저 모든 것이 싫었을 뿐이었다.
게다가 왜 하필 저번 흑호 녀석들과 똑같이 검은 여우인건데.
그의 말에 그녀는 눈을 딱 감았다.

"여우는, 원래부터 영리해서 자신의 먹이도 빼앗기지 않고
기후적응도 잘하지." -타이치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가 했지만 금새 그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사냥감을 빼앗기지 않고,
그 행성의 혹독한 기후속에서 살기에,
암살부족이라는 칭호를 얻었으니까.
그렇게 타이치의 몸이 절반 쯤 사라져갈 쯔음, 그가 다시 입을 떼었다.

"네 녀석이 그 여자와 함께 산 뒤,
얼마 되지 않아 우리 행성의
경로가 우주해적 녀석들에게 밝혀졌었다." -타이치

"그게 무슨 상관인데."

타이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로 있는
그녀를 보며 피식 웃고는
다시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을 보며 말했다.

"그 녀석들이 우리 쿠로족들을
하나씩 데려가 실험을 하고,
일회용 암살병기로 만들어 쓰기 시작한 것도,
그 때부터였다." -타이치

그 말에, 전혀 움직이지 않던 그녀의 눈이 동요했다.
뭐야. 그런 말 한적, 없었잖아.
왜 이제 말했어. 그 때 말했더라면, 내가 무기가 되어서라도
녀석들을 죽였을 것 아냐.
당신도 똑같아. 날 무기로 썼잖아. 그런데, 왜.

"그런..........!!"

그녀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가자
긴토키는 옆에서 그 손을 잡아 그녀를 진정시켜주었다.
타이치는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결국, 가뜩이나 적은 종족의 수는 빠르게 줄어들어갔고,
극단의 조치를 내리기까지에 이르렀다.
우리들 손으로, 자결하는 것." -타이치

그 말을 듣자
그녀는 작게 미쳤군...이라고 읊조렸다.
원래부터 긍지가 강하긴 했지만
그것 때문에 자신을 키워준 사람을
잃었다는 것에 대한 분노는 남아있었으니까.

시야 속에선 흐려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