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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하던 시야가 돌아오자 마자 보이는 것은 익숙한 얼굴이었다.
날카로운 녹안과, 보랏빛의 머리카락.
나를 찌르는 신스케가 서서히 멀어져간다.
그렇구나. 그 때의, 절벽이다. 들키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안도로 찬 미소가 옅게 지어졌다.
눈물이 나와버렸다. 서서히 떨어져 이내 물 속에 빠졌다.
이젠 이것도 괴롭지 않다고 느낄만큼, 더욱 괴로운 일을 겪었으니.
역시 너는 다시 바뀌어도 날 찌르는 걸 택했구나.
왜라고 묻지 않을거야. 이번에는 그 이유, 알고있으니까.
머지 않아 우리들은 다시 만나게 될거야.
제 4사단장이 아닌, 단지 (-) 로서.
그렇게 다시 너희와 만났고, 이번엔 해결사의 삶을 살았다.
소박...하다기 보단 조금 가난 했지만 평화로웠다.
여러 일이 있었지만 모두와 함께 잘 지내었다.
곰방대를 피던 제 4사단 단장이 싫었기에
신스케의 곰방대 냄새를 싫어했다.
단원들에게 듣던 아줌마 소리에 긴토키가 놀리는 것이 싫었다.
그 때가 생각나 히지카타와 소고가 내 뒤에 있는 것이 싫었다.
그리고 검을 잡는 것도, 싸우는 것도 점점 싫어져갔다.
그리고 무엇보다 싫었던 것은,
죽음-
죽기 싫어질 만큼 평화로운 나날이었다.
이미 죽으리란 것을 알고서 온 건데.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이미 알고있는데.
섭리에 거스르는 대가라는 것을 알고있는데도.
떠나고 싶지 않아. 그래서 일부러 너희에게서 떨어질까- 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어차피 끝이 정해져있다면, 그 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그렇게 믿고서 여기까지 달려왔다.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만약 또 다른 삶이 있다면, 그 때도 나는 이렇게 살까.
너희들의 곁에서 같이 있을 수 있을까.
그 때의 너희들이 나를 용서할까. 이렇게 멋대로 떠나버린.
모든 것을 감추고서 온 나를 용서해줄까.
그렇지 않더라도 지금 너희들이 내게 보이는 그 눈물의 의미는, 알 것 같아.
"그 때는 반드시 만나러갈테니까-"
어떻게 된던 간에 다시 만날 것이다.
아니, 만나게 만들 것이다. 지금처럼
두 번째의 삶을 찾은 지금처럼.
그렇게 굳게 다짐하며 흩어져가는 몸으로 너희를 안으려 하지만.
"그러니까 그 때까지..... "
이젠 정말 잡을 수도 없을만큼 내가 흩어져버렸다.
"잠시 작별이야."
나는 죽으면 끝이지만, 남아있을 너희는 아니다.
그 때의 나와 같은 감정을. 소중한 이가 눈 앞에서 사라지는 그 감정을
너희에게 돌려준 것 같아 미안하지만, 부탁이야.
"..........안녕."
살아. 제발.
이 날이 오기를 알았기에 준비했다.
내 생애에 선물같았던 너희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고 싶었다.
그저 평소와 다를 것 없지만,
조금한 특별한 하루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던 나날들처럼-
[마지막 선물]
[Fin]
시야가 새하얗게 물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