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어느덧 중천에 뜨고
거리에 나와 다니는 사람들도 적잖게 볼 수 있는 오후.
점프 신간을 산다며 거리로 나온 긴토키와 함께 산책하러 나온 그녀.
긴토키는 추운건지 자꾸만 몸을 움츠렸다.
"추워? 난 별로 추위안타는데."
"시....시끄러, 임마. 긴상 하나도 안춥다고." -긴토키
"퍽이나. 돌아가는 길에 찹쌀떡이나 사가자."
움찔거리는 그를 보며 재밌다는 듯 웃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목도리를 벗어선 그에게 감아주는 그녀다.
원래 긴토키의 것이긴 했지만.
"어이어이, 너 쓰라고 준거잖아." -긴토키
"감기나 걸리지 마."
긴토키는 궁시렁거리며
다시 붉은색의 목도리를 벗어 그녀의 목에 감아주었다.
티격대며 둘이서 서로 챙기고 있던 그 때, 저쪽에서 걸어오는 두 사람.
"이야~ 오후부터 애정행각하는
꼴사나운 커플발견입니다." -소고
"죽고싶냐, 소이치로군." -긴토키
순찰 중이던 소고와 히지카타가 둘을 보고서 이쪽으로 걸어왔다.
둘을 번갈아보다가 이내 눈을 잠깐 찡그리던 소고는
다시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어째선지, 뒤에서 오는 히지카타는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피곤해보인달까, 신경질 나보인달까.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문 채 잔뜩 인상을 쓰고서 그들의 앞에 섰다.
"너 초상났냐? 왜그래, 히지카타?"
"요즘 일이 좀 많아서. 그뿐이다." -히지카타
그녀는 꽤나 성질이 곤두선 듯한
히지카타를 보더니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그가 자신앞에서
담배를 피워도 그것을 막지 않았다.
"조금은 몸 좀 생각해가며 일하라고.
그럼 우린 간다. 가자, (-)." -긴토키
"응? 응."
긴토키는 그대로 그녀의 손을 잡아 이끌고 그 자리를 떴다.
그 둘이 가고난 뒤.
피곤해보이는 듯한 히지카타에게 소고가 말을 걸었다.
"조금 쉬시는게 어때요?
아니면 이참에 영원히 쉬어버리던가, 죽어 이 망할 히지카타." -소고
"너 나 죽어, 임마." -히지카타
그가 내뿜은 담배연기가 하늘로 올라가선 공기중으로 사라질 때마다,
무언가가 점점 사라져가는 느낌이었다.
그는 많이 피곤한건지 짧게 하품까지 했다.
"이거 안되겠군.......어이, 소고.
난 잠깐 둔영에 가있을테니
무슨 일 있으면 부르도록." -히지카타
"히지카타씨, 잠깐..........." -소고
그는 순찰차가 있는 쪽으로 가
소고는 놔둔 채 혼자서만 먼저 차를 타고 가버렸다.
소고는 뒤늦게 뛰어 쫓아가며 이 망할 히지카타 자식아- 라고 외쳐댔지만
그의 목소리는 더 이상 닿지 않았다.
숨이 막혀버릴 것만 같은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