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참...... 그렇게 말했는데도......"

잘거면 안에서 자라고 몇 번이나 말했건만.
둔영에 와보니 마루에 누워서 자고있는 소고가 보였다.
안대까지 쓰고 참 태평하게 주무시고, 아니 땡땡이 치고 계시네.

"할 수 없지."

나는 그대로 마루 위로 올라가 자고 있는 소고의
머리를 살짝 들어올렸고 그대로 내 무릎 위에 올렸다.
베개 대신으로 이 정도면 되겠지.

"언제 이렇게 커서는........"

예전에 미츠바가 소고에게 무릎베개를 해주던 장면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렸다.
예전에는 그렇게 조그맣던 꼬맹이가.
요즘에는 오히려 내가 역으로 당하고 있지만서도...

"으음........" -소고

어라. 깼나. 소고가 고개를 조금 뒤척였다.
머리가 엉망이 되어가자 웃겨서 쿡하고 웃어버렸다.
그리고 소고는 그 소리에 눈을 떴다.

"누님......?" -소고

그 순간, 소고의 살짝 뜨여진 그 붉은 눈을 보고서.
그리고 그 눈 속에 담긴 내 모습과 그의 목소리는 듣고서.
나는 그대로 아까와 같은 멍한 표정이 되어버렸다.
그러다가 희미하게나마 미소지으며 소고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 좀 더 자도 괜찮아."

날 부를 때와는 조금 다른. 그리고 또한 익숙하기도 한 그 느낌.
내가 생각했던 장면의 느낌과 갔다.
그 눈에 담긴 내 모습에서 얼핏 보인것은 그의 누나.
나를 그녀로 착각할 정도로 그립다는 증거.

"아닙니다. 이제 일어나려고 했었어요." -소고

그렇게 내가 가만히 있자 소고는 몸을 일으켰고,
그리고는 빠르게 한 손으로 내 뒷통수를 받히고선
그대로 입을 맞추었다. 멍하니 있던 나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고
그와 동시에 소고도 떨어져나갔다.

"아아, 이제야 잠이 확 깼네요." -소고

"소고-!!"

소고는 바로 일어나서는 도망치기 시작했고,
나는 일어나서 그를 쫓다가 히지카타와 부딪혀
어쩌다 소고를 같이 쫓게되었다.

지금 이 상황이, 마치 예전 과거의 한 장면 같아서.

그래서 오늘따라 희미한 미소밖에 지어지질 않았다.

소고에게 해준다